최전방 ‘애기봉’ 2년 만의 점등에 주민들 “성탄 트리 아닌 전쟁 등탑” 반발
정치 2012/12/23 12:3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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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 등탑을 2년 만에 점등했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영등포교회 등 기독교 단체와 해병대는 성탄절을 앞둔 22일 오후 6시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해발165m)에서 등탑 점등행사를 열었다.



신도들과 임정석 영등포교회 목사, 북한민주화위원회 등을 비롯해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신도들은 기도를 한 뒤 ‘거룩한 밤 고요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등 찬송가를 부르고, 성탄 트리 모양의 30m 높이 애기봉 등탑은 갖가지 색의 LED 전구 3만개가 불을 밝혔다.



하지만 애기봉 등탑 점등 행사 전 대북전단 살포·애기봉 등탑반대 김포대책위원회 회원 10명은 경운기 2대로 행사장 입구를 막아서며 “애기봉 등탑 점등으로 인한 북한의 위협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점등 기간 내내 불안에 떨어야 한다”며 “성탄 트리 아닌 전쟁 등탑”이라며 행사를 저지했다.



서부전선 최전방인 애기봉은 북한과의 군사분계선과 600m 떨어져 있어 북한 주민들이 등탑 불빛을 육안으로 볼 수 있으며, 북한은 ‘괴뢰들의 반공화국 심리전’이라며 애기봉 등탑 전등행사에 강하게 반발하기 때문.



결국 행사를 진행한 김충립 목사는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것도 부담이 되는 만큼 오는 26일까지로 며칠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군과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소방차 1대를 비상대기 시켰다.



이에 누리꾼들은 “쓸데없이 북한을 왜 자극할까요” “도무지 이 행사는 이해가 안되네요” “비상대기로 소방차 한 대?? 대단하네요” “그 지역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면서까지 점등을 해야합니까?” 라는 등의 불편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일각에서는 북한 눈치를 보며 점등 행사를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1954년부터 시작된 애기봉 점등식은 2004년 6월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한동안 중단됐다가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계기로 재개됐다.

이정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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