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방사능이 이랬다 저랬다... 그놈의 '독일 기상청'이 뭔지
기타 2011/05/25 14:23 입력 | 2011/05/25 14:28 수정

100%x200

독일 기상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방사능 유입 시뮬레이션

얼마 전 발표된 독일 기상청의 방사능 유입 시뮬레이션 결과가 이역만리 한국을 들었다 놓고 있다.



지난 22일 독일 기상청은 방사능 오염물질 확산 예측 시뮬레이션을 발표하면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누출된 오염물질이 남풍을 타고 북상해 남해안 지역을 거쳐 24~25일 부산을 시작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들의 발표와 달리 25일 현재 모든 방사능 수치는 정상을 가리키고 있다. '방사능'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쉽게 나오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실시간 환경방사선량에서도 전국 주요 대도시들은 정상 범위를 나타내고 있다. 심지어 이를 발표한 독일 측에서도 정상수치를 기록중이다.



독일 기상청은 이달 초에도 이와 비슷한 발표를 했으나 결과는 역시 마찬가지. '완전히 터무니없다'고 일축하기엔 그래도 남는 조마조마함이 있고, 액면 그대로 믿자니 사람들을 농락하는 것만 같아 언짢은 모양새다. 처음엔 뭔가 알고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귀를 쫑긋 세우다가도, 결과는 꼭 시큼털털했다.



호사가 뺨치는 일부 SNS 이용자들은 이에 대한 소식을 빠르게 복제 전파한다. 결과가 다행스럽게도 아무 일 없이 지나치면 아무 말들이 없다. 비슷한 상황이 다가오면 그럴 때만 재빨리 행동한다. '아니면 말고' 마인드일수록 행동은 더 촐싹맞다.



이 모든 일들은 일본 대지진으로 말미암은 원전의 파괴에서 그 원인을 들 수 있다. 현지 당국의 온갖 '공식적인' 부인과 은폐에도 불구하고 결국 멜트다운(노심 용융)까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럼 그렇지' 라는 체념과 냉소가 생겨버렸다.



안전에 대해서는 진저리날 만큼 철저할 것이라 생각했던 일본 현지에서 막상 그렇게 허둥대버리니 그들을 더이상 믿기 힘들게 되었고, 그 사실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본 우리 당국도 덩달아 비난을 떠안았다.



가뜩이나 국민들한테 존경 따위는 받지도 못했던 정부가 끝끝내 고리원전의 수명연장을 결정하고, 그 와중에도 방사능이 비에 섞였다느니 기준치를 넘었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은 종종 터져나왔다. 한술 더 떠서 이제는 지구 저 편에서까지 방사능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국내 유수의 기관들에서도 방사능에 대해 발표하는데 끝내 국내 발표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불신의 눈빛을 보낸다.



지난 23일에는 '방사능 한반도 유입설' 때문에 관련주가 급등했다고까지 하는데, 이런 발표조차 남의 이야기에 더 휘둘리고, 사람들 자체도 '외산'을 더 쳐주고 믿어버리는 것 같아 입맛이 쓰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뉴스&핫이슈! 디오데오(www.diodeo.com)
Copyrightⓒ 디오데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