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입니다’ 곱씹을수록 가슴 울리는 명장면&명대사 넷
연예 2020/06/14 12: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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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데오 뉴스]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가 유쾌하면서도 곱씹을수록 가슴을 울리는 ‘단짠’ 공감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이하 ‘가족입니다’)를 향한 뜨거운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평범한 가족에게 찾아온 놀라운 비밀과 반전이 이어지면서, ‘가족입니다’만의 특별한 웃음과 공감도 깊어지고 있는 것. 이에 지난 4회 시청률이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3.9% 최고 4.8%를 기록했고, CJ ENM이 공개한 6월 첫째 주(6월 1일~6월 7일)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에서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가족입니다’는 가까이 있지만 정작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가족이기에 더욱 말할 수 없었던 비밀, 그로 인해 생긴 오해와 상처까지 다각적으로 짚어냈다. 생각지도 못한 사건과 맞닥뜨린 다섯 가족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웃다 보면, 어느새 가슴 먹먹해지는 마법을 부리기도. 무엇보다 현실에 밀착한 이야기와 대사들은 곱씹을수록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이에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의 감정 동기화를 일으킨 ‘공감 모먼트’를 짚어봤다.

◆ “서른 살,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몰랐더라고” 나, 가족의 아픔 마주한 한예리의 각성

4년 전, 남자친구와 아픈 이별을 하고 언니 김은주(추자현), 둘도 없는 ‘남사친’ 박찬혁(김지석)과도 관계를 끊어야 했던 김은희(한예리). 명상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길고 힘들었던 ‘그날’로 돌아갔다. 애써 외면했던 기억 속에는 자신이 간과한 진실들이 담겨있었다. 졸혼 선언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엄마 이진숙(원미경)은 오랜 시간 홀로 상처를 끌어안고 있었고, 위로 대신 냉정한 조언으로 마음을 아프게 했던 언니 김은주는 유산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중이었다. 그리고 자신도 몰랐던 ‘내’가 있었다. 9년 연애는 오래전에 끝난 걸 알았지만 모른 척했고, 원망이 박찬혁에게 향한 이유는 누구보다 믿고 의지했기 때문이었다. “잃어도 되는 것과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 것을 몰랐다”는 늦은 후회와, “서른이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몰랐더라”는 김은희의 깨달음은 그를 한발 성장케 했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고자 했지만 정작 ‘가족’과 ‘나’에게 무심했던 김은희의 각성은 현실을 일깨우며 진한 공감을 불러왔다. 특히, 상대를 배려하는 연애만 했던 김은희가 “이제 나 하고 싶은 대로 살 거다”는 변화를 예고하며 기대를 더했다.

◆ “서로 탓할 게 없네” 모든 순간이 ‘단짠’ 명장면! 세월을 거슬러 돌아본 부모님의 청춘

아빠 김상식(정진영 분)과 엄마 이진숙의 이야기는 매 장면이 특별했다. 눈여겨보지 못했던 부모님의 청춘은 김상식이 22살로 회귀한 후에야 현실로 소환됐다. 세상 무뚝뚝하고 자기중심적이었던 가장 김상식에게는 아내 이진숙밖에 몰랐던 시절이 있었다. “평생 99점짜리 남편이 되어 주겠다”던 왕년의 사랑꾼 김상식과 남편만은 평생 변하지 않을 거라 믿었던 이진숙은 오랜 세월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며 살아왔다. 손이 노랗게 될 때까지 귤을 까주던 김상식은 무심한 남편이 됐고, 그 세월 끝에 이진숙은 ‘졸혼’을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몇십 년을 통째로 기억하지 못하는 김상식과 그 시절을 통째로 잊어버렸다는 이진숙. “서로 탓할 게 없다”는 이진숙의 자조 섞인 목소리는 멀어진 두 사람의 간극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졸혼 위기에서 22살 청춘의 기억으로 돌아간 남편을 통해 추억을 떠올리는 엄마의 모습은 웃음 짓게 하면서도,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특히, 말 못 할 이야기가 쌓여 멀어진 두 사람의 거리감은 눈물샘을 자극했다. 거슬러 올라간 시간 속에서 이 부부가 무엇을 보게 될까. 응원을 부르는 김상식과 이진숙의 인생 2회차 로맨스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 “먹고 사는 일이 질기긴 하네, 기억이 없어도 몸에 배에 있는 걸 보면” 우리가 몰랐던 가장의 시간

청춘으로 돌아간 김상식은 가족들이 몰랐던 아빠의 시간을 돌아보게 했다. 평생 트럭을 몰고 전국을 떠돌았던 ‘가장’ 김상식의 시간은 머리가 아니라 몸에 새겨져 있었다. 기억이 돌아오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트럭을 살필 정도로 인이 박인 시간 동안, 김상식은 혼자였다. 이진숙을 한 번 태워주지 못할 정도로 현실은 팍팍하고 마음에는 여유가 없었다. 김상식이 걱정돼 처음으로 그의 트럭을 타고 울산 공장으로 향하던 이진숙은 남편의 고된 시간을 가늠하게 됐다. 몸이 기억하는 고군분투의 세월,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 아빠 김상식의 시간을 엿볼 수 있었다. 한 평 남짓한 운전석, 둘째 김은희가 녹음해준 대학가요제 노래는 유일하게 숨을 틔울 수 있는 해방구였다. 따뜻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지만 멀어져갔고, 아무도 모르게 수면제를 모아왔을 가장 김상식의 시간들. 늘 엄마 편이었고 때로 아버지를 미워하기도 했던 김은희도 그의 외로움은 미처 몰랐다. 아버지의 부탁으로 대학가요제를 수없이 녹음해주면서도 정작 그의 노래는 들어본 적 없었다. 열창하는 아버지를 본 김은희가 흘린 눈물에는 외로웠을 아빠의 시간을 뒤늦게 헤아린 후회가 담겨 있어 코끝 찡한 여운을 선사했다.

◆ “가족의 문제가 뭔지 알아? 할 말을 안 한다는 거야” 가까이 있지만, 타인보다 낯선 가족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고, 가족이기에 말하지 못하는 진실도 있기 마련이다. 함께 지내온 세월이 무수한 가족에게 서로 다른 무게로 남은 기억들은 오해와 상처가 되기도 한다. 아픈 기억을 꺼내 잊지 못할 상처를 드러낸 김은주는 엄마 이진숙에게 죄책감으로 남아있던 때를 소환해 오해를 바로잡았다. 만나지 말자며 돌아섰던 동생을 남몰래 챙겼던 김은주의 진심 역시 4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박찬혁의 입을 통해 전달됐다. 믿었던 남편의 변심을 의심하면서도, 엄마로 살기를 결심했던 이진숙의 곪아버린 세월도 드러났다. 아픔들을 마음 깊숙이 쌓아두기 바빴던 가족. 찐득한 먼지처럼 털어지지 않은 기억들은 결국 오해가 되고, 타인보다 낯선 거리감을 만들었다. “가족의 문제가 뭔지 알아? 할 말은 안 한다는 거야”라는 박찬혁의 말은 그래서 더 깊은 공감을 안겼다. 가족이 숨겨왔던 비밀이 하나씩 풀려가면서 몰랐던 진심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족입니다’의 진가는 여기에 있다. 비밀은 반전에 그치지 않고, 몰랐던 가족의 사연과 상처들을 보여주며 공감을 증폭시킨다. 이제야 진짜 가족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나갈지, 이 평범한 가족의 특별한 이야기가 갈수록 궁금해진다.

한편,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 사진 = tvN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방송 캡처 )
김수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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