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 '욱일기' 연상시키는 역사관 천장-엉터리 고증 등 논란
정치 2014/05/21 14:05 입력 | 2014/05/21 14: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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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

[디오데오 뉴스] 부산시민공원이 정확하지 않은 고증과 역사관 천장에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문양으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2011년 시민공원 조성 계획을 세울 당시 공원 터가 가진 역사성을 살리는 노력의 하나로 12개 보존 시설물을 지정했다.



시민공원 터는 일본강점기에 수탈된 곳으로 해방 후에도 주한미군이 주둔하다가 2006년에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현장이다.



문제는 이 가운데 ‘일본육군 상징석’과 ‘일본군 표지석’이 정확한 고증도 없이 보존대상에 포함했다는 점이다.



부산시는 시민공원 보존유물 고증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답변서에서 “일본군제사를 전공한 교수에게 자문한 결과 일본군 상징석이 일본군과 관련이 있는 석물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고증이 안 됐음을 시인했다.



시는 “자체적으로 일본 군사자료를 조사했을 때도 유사 석물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묘지석으로도 추정된다”는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다. 즉, 부산시조차 정체를 모르는 시설물을 역사적 자료로 포장해 시민에게 전시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부산시민공원 역사관의 천장 문양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천장 한가운데 빨간 원형에서 시작돼 부챗살처럼 뻗어져 나간 붉은 줄 문양이 ‘욱일승천기(욱일기)’를 연상시키는 것이다. 욱일기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해군에서 사용했던 깃발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한다.



역사관은 지난 1910년 토지조사사업으로 일제에 빼앗기고 광복 이후 미군 기지로 사용되다 지난 2010년 부산시에 반환된 것이다. 1949년 지어진 미군 장교 클럽으로 사용되던 공간으로, 이후 천장 문양은 그대로 보존한 채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지난 1일 대중에 공개됐다.



부산시는 “미8군을 상징하는 마크와 성조기의 붉은 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진 것이며, 욱일기와는 상관이 없다”며 “16광선으로 만들어진 욱일기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시민공원을 자주 찾는다는 정모(40)씨는 “정체도 모르는 시설물로 역사성을 살렸다고 홍보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양 등을 그대로 쓴 점을 볼 때 부산시 담당자들의 역사관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일 부산시민공원 하야리아 잔디광장에서는 부산시민공원 개장식이 열렸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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