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들의 솔직한 도발 "보여주거나 훔쳐보거나"
문화 2009/12/04 13:59 입력 | 2010/07/22 11: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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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와 고현정의 신경전이 있다. 패셔니스타 김민희를 귀엽게 질투하는 김옥빈도 있다. "그래서 니가 쫓겨난야(최지우)" "나 누구 대타로 들어온거야?(윤여정)" "내가 선배고, 선배라서 반말을 하는데 불만있어?(고현정)" 등 아슬아슬하게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대사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영화 여배우들의 이야기다.



크리스마스 이브, 패션지 보그 특집 화보 촬영을 위해 20대부터 60대까지 각 세대를 대표하는 여섯 명의 여배우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영화를 위한 설정이지만 여배우들은 모두 실명으로 출연하고 실제 에디터,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아티스트, 헤어 디자이너도 등장한다. 실제인지 가상인지 알 수 없는 상황속에 던져진 여배우들의 진심인지, 대사인지 아리송한 파격발언은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다.



여배우를 가장 잘 이해하는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재용 감독은 "여배우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완벽한 대사나 디렉션 대신 여배우들이 모일 수 있는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련의 상황들이 주어지고, 여배우들은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을 보여준다.

척하지 않는 그녀들의 솔직대담 트루스토리를 표방하는 영화답게 깜짝 놀랄만큼 화통한 대사들이 쏟아진다. 지우와 현정의 신경전을 설정된 상황이지만 고현정에게 "니가 그러니까 쫓겨나지"라고 내뱉는 최지우의 대사에는 현실이 겹쳐있고, "내가 출생의 비밀이 있다" "(안마사의 손에서)남자가 느껴진다"는 이미숙의 대사는 감독이 자신이 아는 한 가장 웃긴 배우라고 칭한 이미숙의 성격이 고스란이 드러난다.



이재용 감독과 함께 여섯 여배우 모두 공동 각본에 이름을 올렸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구인지, 어디까지가 연출이고 실제인지 궁금할 법하다. 이재용 감독은 "나조차도 어디까지가 연출이었는지 구분을 짓기 어렵다. 여배우들만이 진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라는 장르에 담긴 여배우들의 진심을 찾아내는 작업은 또 다른 재미가 분명하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나 토크쇼를 보는 듯한 여배우들에서 굳이 사실과 연출을 구분짓는 일은 의미가 없어보인다. 너무 자연스럽기 때문에 반대로 그녀들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연기와 감독의 의도를 이해하고 용기를 내준 여배우들이 털어놓은 진심덕분에 고단한 삶을 토로하며 흘리는 눈물도, 사소한 일에도 즐거워하는 웃음도, 때로는 질투하고 때로는 신경전을 펼치지만 공통의 운명을 체감하며 가까워지는 그녀들의 우정도 스크린의 것이 아닌 진짜로 느껴진다.



영화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황유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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