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솔직한 심경 토로 "이렇게 날 죽이려 드는게 마음 아프다"
스포츠/레저 2013/11/06 10:14 입력 | 2013/11/06 18:28 수정

100%x200

출처=연합뉴스/박은선 페이스북

[디오데오 뉴스=최혜미 기자] 축구선수 박은선(27세, 서울시청)이 심경을 밝혔다.



6일 여자축구선수 박은선은 6개 구단이 자신에게 ‘성 정체성’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토로했다. 그녀는 “잠도 안 오고 해서 지금 심정 글로 남긴다”고 운을 떼며 지금까지 축구선수로 성장해 온 배경과 활동 경력들, 과거 성별 논란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나갔다.



특히 “지금 상황에서 제가 다른 말보다 전 한 가정의 딸로 태어나서 28살이 됐는데, 절 모르는 분들도 아니고 저에게 웃으면서 인사해주시고 걱정해 주셨던 분들이”, “이렇게 저를 죽이려고 드는 게 더 마음이 아프네요”라고 자신의 기분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또 성별 논란에 대해 “지금 제 상황은 너무 머리 아프네요. 성별검사도 한두 번 받은 것도 아니고 월드컵 때, 올림픽 때도 받아서 경기 출전하고 다 했는데… 그때도 정말 어린 나이에 기분이 많이 안 좋고 수치심을 느꼈는데 지금은 말할 수도 없네요”라며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나 박은선은 “하지만 정말 많은 분이 절 도와주고 계셔서 저는 든든하네요”, “더 산산조각내서 내년엔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요”, “어떻게 만든 자신인데, 얼마나 노력해서 얻은 건데 더는 포기 안 하렵니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구단들에 메시지를 전하는 듯 “니들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나도 내 할 일 하련다. 니들은 자식 없니?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랑 이 소식 들은 우리 엄마랑 우리 오빠, 언니는 어떨 거 같으냐? 피눈물 흘릴 거다”, “내가 더 노력해서 니들도 기분 더럽게 해줄 테니까 단디 지켜봐라. 여기서 안 무너진다”, “니들 수작 다 보인다. 더는 안 넘어진다, 다 지켜봐라”라며 글을 마쳤다.



앞서 지난 5일 서울시청을 제외한 한국여자프로축구연맹 측 6개 구단 측은 선수 박은선에 대해 ‘성 정체성’에 의혹을 제기하며 박은선을 계속 경기에 뛰게 하면 리그 자체를 보이콧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180cm의 큰 키와 74kg의 체격, 낮은 목소리를 가진 그녀가 여자축구 선수로서 자격박탈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박은선은 학창시절을 거쳐 2005년 성인 무대에 데뷔, 줄곧 여자 축구 경기에서 활약해 왔다. 특히 대한축구협회에 여자로 등록돼 있어 박은선이 WK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데에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단에 대해 ‘개인에 대한 집단폭력’이라는 비난의 여론은 거세지고 있으며, 다음 아고라 페이지에는 “박은선 선수를 지켜주세요”라는 서명운동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한편, 박은선은 과거 소속팀 이탈 등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올 시즌 전격 복귀, 22경기에 출전해 19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고,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관련기사]

☞ 박은선 '성정체성' 논란에 아고라 서명운동까지 등장 "박선수를 지켜주세요"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뉴스&핫이슈! 디오데오(www.diodeo.com)
Copyrightⓒ 디오데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