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불산노출로 말라가는 구미 직접 찾아···“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
정치 2012/10/07 12:28 입력 | 2012/10/07 22: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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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가스 누출사고 피해를 입은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를 찾아 말라죽은 비닐하우스 고추를 살펴보고 있는 문재인 후보. 사진출처=문재인 후보 공식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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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불산에 화상을 입은 손. 출처=위키피디아/ (중간)고사한 포도나무와 벼. 출처=대구환경운동연합/ (아래)KBS 뉴스9 예고 캡처

문재인 후보가 불산누출 사고로 말라가는 구미를 찾아 사태의 심각성을 몸소 느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7일 오전 경북 구미 불산가스 누출 피해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며 "70여년 살아온 삶의 터전을 버리고 이곳을 떠나는 이주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서 "불산이 이처럼 무서운 물질인지 여기와서 느꼈다"며 "조속한 피해보상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즉시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시민캠프 1차 회의를 열고 "정부가 (불산가스누출 사고의) 심각성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국민들의 피해가 어디까지 인지 모른다. 긴급하게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경북 구미 화공업체에 불산가스 누출 사고가 났다. 이에 긴급히 대피했던 봉산리 주민들은, 사고 하루 뒤인 지난 28일 구미시의 “인체에 영향이 없다”는 발표를 듣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당시 불산 농도는 1PPM으로 안전 기준치 0.5PPM의 두 배였다. 며칠이 지난 지금 봉산리의 상태는 매우 심각하다. 현장의 실태를 담은 사진을 살펴보면 마을이 눈에 띄게 황폐해졌다. 수확을 앞둔 포도나무와 벼는 하얗게 변했고, 가로수들은 말라죽었다. 가축들도 콧물과 침을 흘리는 등 정상이 아니다. 이런 현상을 바로 옆에서 지켜봐온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정부는 사고발생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뒤늦게 나섰다. 먼저 불산가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경북 구미지역에 조사단 급파 후 특별재난지역 선포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5일부터 재난합동조사단을 현지에 급파해 피해규모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



이에 노인들 70여명은 자체적으로 이주를 결심했다. 그들은 당분간 백현리 자원화시설에 머물 예정이다. 이번에 진행 중인 이주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차마 집을 버리고 떠날 수 없다는 이들이 많아 우려가 되고 있는 실정. 현재 불산누출 피해가 심각한 구미시 산동면 임천리와 봉산리에는 모두 1천2백여명이 살고 있다.



한편 불산가스 흡입으로 인한 부작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성진·서익권 박사가 작성한 논문을 살펴보면 불산가스에 노출되면 적은 농도일지라도 지연성 폐손상과 저칼슘 혈증, 전신 독성 등의 합병증을 앓을 수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이에 대해 서 박사는 “감기처럼 시작해 편도선염처럼 지나갈 수도 있지만 심한 경우 폐렴 및 급사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심실세동을 일으켜 갑작스레 심장이 정지할 수도 있다며 “불산가스가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당장 대피하고, 감기가 의심되면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김동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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