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IB 참여 결정 “핵심과제는 지분율 확보”…‘사드’ 도입에 미치는 영향은?
정치 2015/03/27 11:3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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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AIIB 창립멤버로 참여 결정  “관건은 지분율”
AIIB 참여 결정, 6월까지 지분 협상한다 “미국·일본 가입할까?”…한국, 중국·인도 이어 3대 주주 되나

[디오데오 뉴스] 김수정 기자 = 한국이 AIIB에 참여한다.

정부는 26일 관계 부처 간 논의를 거쳐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참여를 결정하고 중국에 서한으로 통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존 예정창립 회원국들의 동의를 받으면 한국도 예정창립 회원국의 지위를 얻게 된다.

AIIB는 1천억달러의 자본금을 조성해 아시아 지역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개발은행이다.

기획재정부는 발표문에서 “6월 중 설립협정문 협상이 완료되면 이에 서명하고 이후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 창립 회원국으로 최종 확정된다고”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서남아시아 지역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의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으며, 북한 지역의 인프라 개발 참여의 길도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은 한국 정부에 이달 말까지 창립 회원국 참여 결정 시한을 제시하는 등 강력히 가입을 요청해왔으나, 미국이 AIIB를 강력히 견제해 참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 우방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가입하면서 한국의 가입도 유력시됐다.

기획재정부는 발표문에 “AIIB가 앞으로 본격적으로 운영될 경우 아시아 지역에 대형 인프라 건설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AIIB 참여 결정으로 건설, 통신, 교통 등 인프라 사업에 경험이 많은 우리 기업들의 사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설립협정문을 마련하는 6월까지 지분 배분과 이사회 상임화 등을 놓고 중국과 협상할 전망이다. 앞으로 최대 쟁점은 한국이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이다. 지분에 따라 AIIB에서의 한국 발언권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중국 재정부는 한국의 AIIB 참여 선언에 대해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며 “중국은 AIIB 예정창립 회원국 수석협상대표회의 의장으로서 다자 프로세스에 따라 기존 예정창립 회원국들 의견을 수렴. 순조롭게 통과된다면 한국은 4월 11일 정식으로 예정창립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심사기간은 대략 2주 정도다.

한국의 AIIB 가입에 대해 미 정부의 입장에 대해 제프 래스키 국무부 공무과장은 “결정 자체에 반응하거나 언급하지 않겠다. 일련의 국가가 최근 AIIB 가입 결정을 내렸는데 그것은 그들 국가의 결정”이라며 구체적인 반응을 삼갔다.

미국의 가입 여부에 대해서는 “참여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물론 주요 동맹인 한국의 AIIB 가입은 달가울리 없지만 한·미 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도 이를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인식하고 결정을 존중하고 있다. 오히려 AIIB의 가입을 통해 중국의 주도를 견제하는 것이 낫다는 평도 있다.

AIIB에 참여하는 국가별 지분은 앞으로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력에 비례해 결정한다는 원칙이 세워진 상태이며, 투표권은 아시아 지역 내 국가가 75%·지역 외 국가가 25%를 가질 수 있게 돼 있다.

중국이 가장 큰 지분율 보유가 확실한 가운데 한국이 최소 6%의 지분을 확보해야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제력이 아시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지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일각에서는 인도에 이어 한국이 AIIB의 3대 주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이 현재 가입한 국제금융기구 중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 지분율은 5.06% 수준이다. 한국의 지분율은 국제통화기금(IMF)이 1.41%,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 1.58%, 미주개발은행(IDB) 0.004%다.

일본은 현지 언론에 따르면 AIIB 참가를 일단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IIB의 수권자본금은 1천억달러, 초기 청약자본금은 500억달러, 납입자본금 비율은 20%다. 

AIIB는 이달 말 창립회원국 모집을 마감한 뒤 오는 6월 협정문에 서명할 계획이다. 한국 등 창립회원국은 올해 하반기 각자의 국회 등에서 비준 절차를 진행하며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 공식 출범한다.

ⓒ 연합뉴스 / AIIB 참여국



한편 한국의 AIIB 가입으로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가 주목되고 있다.

미중 양국의 입장이 대립했던 사드와 AIIB 문제 중 AIIB에 대해 우리가 중국의 손을 들어준만큼 안보적 이익이 걸린 사드에 대해서도 우리가 좀 더 입장을 분명히 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내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안보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드의 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일정한 시차를 두고 사드를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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