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민주화 바람, 사우디는 왜 예외인가 봤더니
정치 2011/06/10 15:26 입력 | 2011/06/10 15: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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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에서 독재나 왕정을 각성케 하며 들불처럼 번진 민주화 바람의 사실상 유일한 예외국가가 있었다.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다. 이들이 이런 '외형적인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오일 머니 때문이라는 외신의 지적이 나왔다.



9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1300억달러(약 140조원)로 자국 내 민주화 바람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지난해 11월 신병치료차 미국과 모로코에서 3개월간 머문 후 지난 2월 귀국, 이와 동시에 민심 달래기용으로 거액의 자금을 풀었다.



내용인즉슨 이렇다. 국왕은 귀국 당일부터 무이자 주택담보대출, 가계부채 탕감, 실업급여 및 결혼자금 제공, 공무원 임금 인상 등을 골자로 한 대규모의 민생 지원안을 발표하는 한편, 공무원들에게는 두 달치 월급을 상여금 형식으로 지급했고 저소득층에 50만채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700억달러를 썼다. 종교단체를 위해서는 2억달러를 할당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압둘라 국왕은 지난 한 해동안만 석유판매 수익금으로 2140억달러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오일머니가 이래서 무섭다고 하는 것일까, 사우디에서는 지난 3월 중순 시아파 주민 거주지를 중심으로 일어난 시위 이후 더이상의 혼란상황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 국왕의 이런 '당근'이 언제까지 약효가 지속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왕가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아랍권 최대 갑부이자 사우디 왕가 내에서 비교적 진보적 인사로 꼽히는 현 국왕의 동생 탈랄 빈 압둘 아지즈 왕자는 NYT와 인터뷰에서 "일부 지도자들은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모른다. 그들은 역사의 교훈을 배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권력자들은 변화란 말을 두려워하면서 권력과 돈, 지위를 유지하려는 근시안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며 “그런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꿔놓아야 할지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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