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학생 또 자살... 벌써 네번째
정치 2011/04/07 22:29 입력 | 2011/04/11 19: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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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경쟁체제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재학생 자살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7일 오후 1시 20분께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의 한 아파트 1층 현관 앞 아스팔트 바닥에서 KAIST 휴학생 박모(19)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 군은 지난 6일자로 학교를 휴학한 상태였으며 휴학 신청을 하며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아파트 21층 복도에 점퍼와 지갑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볼 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자 서남표 총장은 이날 오후 6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재학생 자살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차등 수업료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히고 학사제도 등 학교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서 총장은 또한 “지금의 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학부모님들께 학생들께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 일을 되돌리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서 총장의 발언이 신뢰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이 발생하기 사흘 전인 지난 4일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에 '각자의 마음과 자세에 달렸다.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내용으로 최근 계속된 자살 사태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발언을 게재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007년 취임한 서 총장은 면학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성적에 따른 '징벌적 등록금'제도를 도입해 학내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제도는 평점 3.0(만점 4.3)에서 0.01점 낮아질 때마다 약 6만원(2010년 기준)을 다음 학기 시작 전까지 지불하는 내용이다. 이 경우 학점 3.0 미만 땐 해마다 1500만원까지 부담이 가중되는 폐해가 발생해 대표적인 '악습'으로 존재해왔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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