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학생부 '입시 때문에' 무단변경 일상화
정치 2011/04/05 18:36 입력 | 2011/04/12 13:18 수정
대입 입학사정관제로 전환된 이래 학생부의 비중이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수험생 측이 '완벽한 학생부'를 만들어 달라며 학교에 부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부 내용에 무단으로 수정이 가해져 서류의 공정성이 위협받고 있는 사실이 서울시교육청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5일 서울시교육청이 감사로 밝혀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무단 수정 행태를 보면 대학 입시 때 부정적으로 보일 대목을 빼고 긍정적인 내용을 써넣은 경우가 대체로 많았다.
내용 면에서는 '교과 성취도가 저조하다'는 대목을 '우수하다'고 완전히 반대로 바꾸고, 한 장래희망을 오랫동안 생각해온 것처럼 보이려 '1학년 때 외교관, 2학년 때 교수, 3학년 때 교수'였던 장래희망을 1∼3학년 모두 '교수'로 통일하는 식으로 수정하는 등의 사례가 발견되었다.
또한 일부 교사들은 교원이 꼭 써야 할 진로지도 상황이나 특기사항 등 항목에 대해 해당 학생들이 직접 쓴 '희망 내용'을 바탕으로 받아적어 넣기도 했다.
특히 입시 실적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에서 이런 일이 빈번했다. 실제 이번에 무단 변경 관행이 발견된 23개교 중 20개교는 입시 경쟁에 특히 민감한 특목고와 자사고였다. 일반계고와 자율형 공립고는 각각 2곳과 1곳에 불과했고 특성화고는 아예 적발 실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과도한 대입 경쟁이 학생부로 학생을 다면적으로 평가하는 교사의 권위마저 침해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대부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고 부정적인 표현이 들어있으니 바꿔달라'는 고3 수험생과 학부모의 압력 아닌 압력에 못 이겨 원칙을 어긴 학교들이 많았다.
3학년 교사가 1∼2학년 때 담임이 적은 해당 학생의 과거 특기사항과 지도 의견을 입시에 유리한 방향으로 고쳐주거나, 공란으로 된 대목을 학부모ㆍ학생 의견을 토대로 채워주는 관행이 퍼진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감사 대상이던 한 교원은 '고3 담임으로서 무엇을 해줘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자신의 학생부를 전산으로 쉽게 볼 수 있다 보니 학생 측의 요청이 많은 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선생이 안 도와줘 아이가 대학에서 불합격했다는 원망을 견디기가 어렵다. 학생부를 고쳐달라는 말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이 때문에 학생부 내용에 무단으로 수정이 가해져 서류의 공정성이 위협받고 있는 사실이 서울시교육청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5일 서울시교육청이 감사로 밝혀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무단 수정 행태를 보면 대학 입시 때 부정적으로 보일 대목을 빼고 긍정적인 내용을 써넣은 경우가 대체로 많았다.
내용 면에서는 '교과 성취도가 저조하다'는 대목을 '우수하다'고 완전히 반대로 바꾸고, 한 장래희망을 오랫동안 생각해온 것처럼 보이려 '1학년 때 외교관, 2학년 때 교수, 3학년 때 교수'였던 장래희망을 1∼3학년 모두 '교수'로 통일하는 식으로 수정하는 등의 사례가 발견되었다.
또한 일부 교사들은 교원이 꼭 써야 할 진로지도 상황이나 특기사항 등 항목에 대해 해당 학생들이 직접 쓴 '희망 내용'을 바탕으로 받아적어 넣기도 했다.
특히 입시 실적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에서 이런 일이 빈번했다. 실제 이번에 무단 변경 관행이 발견된 23개교 중 20개교는 입시 경쟁에 특히 민감한 특목고와 자사고였다. 일반계고와 자율형 공립고는 각각 2곳과 1곳에 불과했고 특성화고는 아예 적발 실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과도한 대입 경쟁이 학생부로 학생을 다면적으로 평가하는 교사의 권위마저 침해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대부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고 부정적인 표현이 들어있으니 바꿔달라'는 고3 수험생과 학부모의 압력 아닌 압력에 못 이겨 원칙을 어긴 학교들이 많았다.
3학년 교사가 1∼2학년 때 담임이 적은 해당 학생의 과거 특기사항과 지도 의견을 입시에 유리한 방향으로 고쳐주거나, 공란으로 된 대목을 학부모ㆍ학생 의견을 토대로 채워주는 관행이 퍼진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감사 대상이던 한 교원은 '고3 담임으로서 무엇을 해줘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자신의 학생부를 전산으로 쉽게 볼 수 있다 보니 학생 측의 요청이 많은 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선생이 안 도와줘 아이가 대학에서 불합격했다는 원망을 견디기가 어렵다. 학생부를 고쳐달라는 말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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