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프로야구, 개막 3연전 엔트리 점쳐보기
스포츠/레저 2011/03/28 10:41 입력 | 2011/03/28 11: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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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전년시즌 7위 - SK 전년시즌 1위



넥센 히어로즈



최근 몇 년간 경기 내외적인 면을 통틀었을 때 넥센이 SK보다 앞서는 것은 단지 "마스코트" 하나 뿐인 듯 하다. 처음부터 넉넉치 못한 재정을 안은 채 출범하고 주축 선수들을 시즌 중, 시즌 후 상관없이 이적시켜 그 수익으로 운영해 온 터라 이제는 넥센에서 누군가 돋보인다는 것은 곧 "조만간 다른 유니폼을 입을 날이 오겠다"는 신호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시즌 중에 황재균을, 시즌 후에 고원준을 롯데로 보낸 과정이 석연찮았던 것도 그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앞으로 달려야 할 길이 구만리인데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이제는 그들의 전력을 구성하는 모든 일이 '고육지책'으로 보일 만큼 힘겹다. 하지만 다른 구단들처럼 외국인선수도 선발하고 신인선수도 선발해가면서 외형을 꾸몄기에 이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 존재한다. 김시진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인 올해엔 자신의 구상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을까.





포수 - 강귀태, 허준

내야 - 김민우, 유한준, 강정호, 장영석, 이숭용, 김일경, 김민성

외야 - 장기영, 고종욱, 정수성, 송지만, 오윤, 강병식

지명 - 알드리지





타순의 변화가 존재하겠지만 그 정도까지는 생략하고, 타자 중에서는 알드리지와 고종욱이 눈여겨볼 부분이다. 외국인선수인 알드리지야 즉시 주전으로 기용할 목적이 당연하니 그렇다 치더라도 생짜 신인 고종욱을 시범경기에 연거푸 기용한다는 것은 선수의 가능성을 둘째 치더라도 그만큼 외야자원에 대한 넥센의 미래를 시험해 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작년 시즌 내외야를 책임진 장기영, 김민우, 유한준, 장영석. 감독 차원에서 "참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포수 강귀태, 젊은 나이에 덜컥 키플레이어가 되어버린 강정호. 불혹의 나이에도 "대안"의 제시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정신적 지주 송지만 등이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진 - 브랜든 나이트, 김성태, 김성현, 금민철

계투진 - 배힘찬, 김영민, 이보근, 송신영, 마정길, 박준수, 오재영, 윤지웅, 이정훈





08년 베이징올림픽 미국대표로 참가, 한국전 선발투수로 기용된 나이트와 한국의 인연은 참으로 질기다. 삼성에서 지난 시즌까지 뛰다가 방출되고 우여곡절 끝에 한국무대로 다시 돌아온 나이트에게 가장 크게 기대하는 것은 아무래도 그간 경험한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는 노하우가 아닐까. 상대를 뛰어나게 장악하는 스타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 무대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는 자체가 그런 의미를 유추하기 충분하다. 나이트 정도를 제외하면 외부에서의 전력 보강은 딱히 없는 터, 작년에 과부하가 걸렸던 금민철을 다시 선발진 구상에 포함시킨 선발진이 그 힘을 언제까지 발휘할지가 중요 포인트다. 선발로 합류시키려던 손승락이 재활을 필요로 하는 몸상태라는 것이 못내 아쉽다.

계투진에서는 윤지웅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눈에 띈다. 시범경기 중에는 전 팀을 통틀어 개막전에 참가할 거의 유일한 신인투수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지만, 실상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보통의 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고원준을 내주면서 대신 받아온 이정훈을 마무리로 잠정 결정했었던 넥센으로서는 그의 그간 성적이나 몸상태에 대한 의문이 계속 가시지 않는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SK 와이번스



올해도 그들의 홈그라운드인 문학구장은 관중석에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했다. 이제는 연례행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유례없는 변화다. 김성근 감독이 SK의 사령탑으로 앉은 지 이제 5년째다. 그간 한 번의 준우승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시즌을 보란 듯이 제패함으로써 자신의 스타일이 먹힐 수 있는 최적의 팀을 찾았음을 입증했고, 구단 수뇌부와 지역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냈다. 감독직 초반에 일었던 여러 논란의 터널을 지나 현재는 "현역에 몸담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의 단계까지 올라간 듯 하다. 그런 그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언론을 향해 자신의 선수단이 "마음에 차지 않는다"는 말을 연방 뿌리고 있다.

구단의 남부럽지 않은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선수층이 결코 두텁지 않다"고 말하는 데에는 뭔가 완성될 듯 하면서도 듬성듬성 보이는 빈틈이 생각 외로 크다.





포수 - 정상호, 최동수

내야 - 박정권, 정근우, 박진만, 최정, 김연훈, 박정환, 최윤석

외야 - 김강민, 박재상, 박재홍, 조동화, 안치용

지명 - 이호준





전력으로 따지면 누구나 벌벌 떨 수밖에 없는 SK이지만, 생각외로 딱히 써 넣을 선수가 많지 않다는 것을 봤을 때 감독의 말이 엄살로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느껴진다. 요 근래 들어 갑자기 불거지기 시작한 '최동수 포수기용설'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선발용 백업용 포수 모두가 제 컨디션이 아닌 채로 개막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 SK의 가장 큰 '마음의 구멍'이다. 최동수가 그 대안이었던 이유도 LG 시절에 포수마스크를 썼었다는 까마득한 과거의 경험 하나인데, 이것이 막상 실현된다는 것도 언뜻 그림이 한 번에 떠오르지 않는다.

고향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면서 이적해온 박진만의 자리가 나주환의 빈자리를 '그 이름만으로도' 채워준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자꾸 먹어가는 나이가 부담이긴 하지만 현역 최고의 유격수라는 호칭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라면, 그는 실력으로 대답을 대신할 것이다. 노장을 우대하는 감독의 성향은 올해도 변함없다.





선발진 - 김광현, 게리 글로버, 짐 매그레인, 전병두, 이승호20

계투진 - 송은범, 정대현, 엄정욱, 이영욱, 고효준, 이승호37, 이재영, 신승현, 문광은





괄호를 쳐야만 하는 이유는 투수진에서 더 크게 드러난다. 확실한 선발 2~3명이 아니라면 롱 릴리프로 돌리는 투수들이 많은지라 시즌 중에 어느 누가 어떤 보직으로 변경될 지에 대한 물음은 SK를 설명하는 데 있어 항상 존재한다. 선발진에서는 김광현 글로버의 원투펀치를 뒷받침해줄 새로운 인물들이 눈에 띄는데, 대만 최고 용병을 데려와 재미를 봤던 몇 년간의 경험에 비추어 올 시즌도 짐 매그레인을 영입했다. 전병두의 선발진 합류 가능 여부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감독 차원에서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건 그 선수가 마음에 드는 '마인드'를 가졌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계투진에서는 작년 후반 마무리로서의 가능성을 각인시킨 송은범이 건재하긴 하지만, 원래의 마무리 정대현의 몸상태에 따라 그 역할은 또 변경될 수 있는 부분이다. 차마 저 안에 이름을 써넣지 못한 정우람의 빈자리도 크다.





■ LG 전년시즌 6위 - 두산 전년시즌 3위



LG 트윈스



그저 넘어갈 수도 있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는 기록을 LG는 작년 시즌 두 가지나 세웠다. 하나는 "리그 출범 이래 가장 오랫동안 포스트시즌에 못 나간 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고, 또 하나는 타자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한 이대호의 틈바구니에서 유일하게 이대형이 도루타이틀을 쟁취했다는 것이다. 이 경쟁은 지난 시즌 막판까지 가장 치열하고 볼만한 관심사 중 하나였다. 개개인의 능력으로 보면 누구도 호락호락하게 넘볼 수 없는 전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막상 시즌이 진행될수록 이름값을 어디로 해먹는 지 모르는 팀이 LG였다. 스토브리그 중간 연봉 현실화 등의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긴 했지만 이외의 여러 고비들이 선수들에게 어떤 에너지로 변환되어 이번 시즌을 치뤄나갈 지가 핵심 포인트일 듯 하다.





포수 - 조인성, 심광호, 윤상균

내야 - 서동욱, 박경수, 오지환, 김태완, 정성훈, 이학준

외야 - 박용택, 정의윤, 이대형, 손인호

지명 - 이진영





수 년간 몇십억을 들여 완성해낸 라인업이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투수력에 비해서는 그나마 '잃은 것'이 적은 편에 속한다. 생애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획득한 조인성의 페이스가 올 시즌에도 지속된다면 경기 전반에 대한 흐름을 긍정적으로 이끌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올 시즌 "거포야구"를 기치로 내세운 LG의 중심에서 하드웨어를 키움으로서 변화의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 온 박용택의 변신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시범경기 후반에 지명타자로 기용된 이진영이 정규시즌 중에도 계속 지명타자 역할을 수행할 지도 관심거리다. 지난 시즌 첫 풀타임 주전으로 기용되었던 오지환은 시즌 내내 따라다니던 지긋지긋한 실책의 그림자를 얼마나 걷어내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선발진 - 벤자민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 심수창, 김광삼, 박현준

계투진 - 김광수, 이상열, 오상민, 임찬규, 김선규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선발투수로 영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자원에서 쓸만한 선수가 부족하다는 뜻이 될 테니까 말이다. 이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한국야구 적응력이다. 작년 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곤잘레스도 변변한 성적 한 번 내보이지 못한 채 중도퇴출이라는 된서리를 맞았는데,외국인 투수를 가지고 성공한 사례가 지지리도 없는 LG로서는 그들이 한시바삐 적응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거기에 굳건한 국내에이스 봉중근을 빼고 나면 선발진에서의 문제는 하위로테이션으로 보여진다. 현재는 봉중근마저 개막전에 나설 수 없는 상태라 용병투수들의 부담감이 한층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불펜진에 대해서는 확실한 마무리용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누구를 내세워도 뒷문에서 바람이 새니 박빙의 리드를 지켜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려나 싶다. 시범경기 후반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임찬규의 롱런 여부도 또 하나 지켜볼 포인트다.





두산 베어스



김경문 감독이 두산을 맡은 지 벌써 여덟 시즌 째다. 남들은 한 번도 못 올라가는 포스트시즌에 밥 먹듯이 올라가고, 시즌 초반 약체로 분류되면서도 기어이 성적을 내고야 마는 것을 보면, 두산의 팀 컬러는 야구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정도로 무언가 임팩트가 있다. 하지만 정작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고, 특히 김성근 감독을 상대로 해서는 세 번의 맞대결 모두 리버스 스윕(상대전적에서 이기고 있다가 한번에 역전당해버리는)을 당해 좌절한 경험이 있어 일각에서는 그의 지도스타일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김경문 야구의 특징은 철저한 무명의 능력을 키워내 국가대표급으로 만든다는 것인데, 이는 작년 신인왕 양의지의 경우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올해는 또 두산에서 어떤 선수가 돋보일지를 지켜보는 것도 이 팀의 팬들에게 나름의 재미다.





포수 - 양의지, 최승환, 용덕한

내야 - 고영민, 손시헌, 김동주, 이원석, 오재원, 김재호

외야 - 김현수, 이종욱, 임재철, 정수빈, 이성열

지명 - 최준석





처음부터 스타 플레이어였던 선수가 몇 없는 라인업, 하지만 결속력을 이끌어낸 코치진은 이 멤버들로 몇 년 동안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작년까지 발굴된 멤버들의 진용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이들 중 누군가가 부상으로 잠시 낙마해 있다고 해도 그것을 상쇄할 만한 전력을 또 어디선가 끌어와 복구시키는 능력 하나만큼은 최고니까 말이다.

지난 시즌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임에도 불구하고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5명이나 되었다는 것은 그간 날렵한 야구로 어필하던 두산이 장타력 또한 겸비하고 있음을 일깨워준 나름의 사건이었다. 그 멤버들이 건재한 이상 그 여세를 올 시즌에도 몰아갈 수 있을 지 역시 중요 체크포인트이다.





선발진 - 더스틴 니퍼트, 라몬 라미레즈, 김선우, 이혜천, 이현승

계투진 - 고창성, 노경은. 정재훈, 이용찬, 홍상삼. 임태훈, 김성배





투수진에서도 낯익은 얼굴들이 많기는 하지만 SK의 경우가 그렇듯 누구를 어느 위치에 쓸지에 대한 앞으로의 변동 추이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일본에서 돌아온 이혜천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것과, LG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이스 김선우를 제외하고는 선발진이 거의 전부 바뀌어 있는 상태다.

작년에 좋은 활약을 선보였던 두 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재계약이 무산되어버린 상황에서 데려온 외국인 선발투수들에겐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한국 야구 스타일을 얼만큼 빨리 파악하고 리그를 치뤄나갈 지가 급선무일 것이다. 하지만 라미레즈는 떠나간 히메네즈가 그리워질 만큼 당장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시범경기에 등판한 뒤 나온 결과가 너무 좋지 않아 현재는 오히려 짐이 된 듯 하다. 불펜진의 경우에는 '지극히 개인 사정'으로 작년 시즌 천국과 지옥을 오간 이용찬, 어느 역할을 맡겨도 기대에 부응하는 정재훈과 임태훈, 늦은 나이에 병역혜택을 받고 선수생활의 황금기를 맞이한 고창성 등이 '빡센' 투수진에 얼만큼의 힘을 보탤지가 관심이다.





■ 한화 전년시즌 8위 - 롯데 전년시즌 4위





한화 이글스



2년 연속 최하위. 원하는 전력은 많으나 상대적으로 주변환경이 너무도 도와주지 않는 '고립무원'의 형태. 한화의 지난 몇 년간을 살펴보면 이 말이 들어맞는 듯 하다. 만약 신인시절 류현진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역설적으로 개인이 그만큼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특히나 역할구분이 확실해진 현대 프로야구 환경에서 말이다. 작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한대화 감독의 입장에서, 자신의 뜻대로 뭔가를 실행해 보기에는 가진 그릇이 너무도 작은데다 헐기까지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약체로 분류되고 너나할 것 없이 '류현진과 아이들'이라는 투수진을 갖춘 채 시작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포수 - 신경현, 이희근, 나성용

내야 - 김강, 한상훈, 이대수, 백승룡, 오선진, 이여상, 전현태, 김용호

외야 - 강동우, 김경언, 고동진, 이양기, 오재필

지명 - 최진행





쓸 이름은 많으나 확실하게 누구라고 고정할 만한 자리가 보이지 않으니 힘들 노릇이다. 이범호와는 협상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KIA에 내주고, 작년에는 두산에서 방출된 이대수-정원석이 키스톤 콤비를 맞춰야 할 만큼 내부에서 즉시전력감을 키워낼 여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거기다 작년 시즌 중 홍역을 치르며 영입해온 장성호는 부상이 도져 시즌 초에는 거의 못 나올 공산이 크다. 대신 병역을 필하고 돌아온 고동진-한상훈이 얼만큼 해줄지가 나름의 관심사다. 이들은 적지 않은 나이에 입대하고 돌아오는 터라 그만큼 지나버린 세월과 무뎌진 감각을 어떻게 팀에게 "난 아직 괜찮다"고 보여줘야 할지를 스스로 걱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그 폭이 크진 않지만 작년에 비해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고 코칭스태프에서 평가하는 전현태와 김강이 과연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도 짚고 넘어가볼 만한 포인트다.





선발진 - 류현진, 훌리오 데폴라, 안승민, 송창식

계투진 - 오넬리 페레즈, 유원상, 윤규진, 안영명, 정재원, 허유강, 박정진, 장민제





지금은 국내생활을 접은 구대성의 노쇠화 이후 한화가 내렸던 선택은 외국인 투수로 마무리를 꾸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은퇴하거나 해외로 가는 일이 갑자기 잦아지면서 그렇게 뽑아놓은 마무리들도 기용될 일이 점점 민망스럽게 적어졌고, 작년에 선발요원으로 뽑은 카페얀의 경우에는 11패를 당한 이후에야 첫 승을 신고하게끔 '인내심 아닌 인내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마운드 사정은 팬이 아닌 입장에서 보아도 참 가슴아프다.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에이스 류현진의 위엄이야 무슨 수식을 더 달겠냐만은, 그 뒤를 받쳐줄 누구도 확실하지 못하기에 그가 혼자 책임져야 할 경기는 올해도 많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시 외국인 구원투수 얘기로 돌아가보면, 올 시즌 선발된 오넬리 페레즈는 '육손'이라는 특이한 신체구조 때문에 잠시 화제가 되었었는데, 시즌이 시작된다면 단지 그것만으로 기억되는 투수가 아니기를 빌어본다.





롯데 자이언츠



지난 시즌 물러난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와 한국 프로야구에 던진 의미가 하나씩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7년간의 길고 긴 어둠을 종식시킨 '더할 나위 없는' 지도자로 남았고, 리그의 입장에서는 크고 열정적인 시장을 두고도 파리만 날려야 했던 지난 세월을 성적과 관중수입 상승으로 보상받았던 지난 3년간이었다.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운 사령탑을 앉혔는데 커리어가 일천한지라 그것이 불안요소이고, 스토브리그에서 보여준 '쪼잔한' 이미지는 계열사 마트가 부르짖던 '통큰' 슬로건과는 대립각을 세웠다. 하다못해 자신의 구역이 쪼개진다는 다급함에 신생구단 창단도 극렬 반대하다가 결국 대세에 떠밀려버렸다. 여러 주변상황이 롯데의 이번 시즌을 '정말 잘 해야 된다'는 부담으로 떠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포수 - 강민호, 장성우

내야 - 박종윤, 조성환, 황재균, 전준우, 문규현, 박준서, 정훈

외야 - 홍성흔, 김주찬, 손아섭, 이승화, 이인구, 정보명, 황성용

지명 - 이대호





타선이 가진 공격력에 대해서는 언급할 문제가 크게 없을 듯 하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인물 변화는 그다지 없으나 포지션의 변화가 눈에 띈다. 다른 팀들도 공통적으로 가질 고민이겠다만, 확실한 포지션 몇몇이 아니고는 어떤 식으로 수비포지션을 포진시킬지가 문제가 될 것이다. 중심타선을 이루고 있는 조성환-이대호-홍성흔의 경우의 수가 각각 다르다.

시범경기 동안 외야수 수업을 쌓고 경기에 나온 홍성흔의 변신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가 주요 포인트이다. 만일 성공한다면 시즌을 준비하면서 코칭스태프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던 외야포지션 문제에서 큰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선발진 - 라이언 사도스키, 브라이언 코리, 송승준, 이재곤

계투진 - 김사율, 배장호, 김일엽, 허준혁, 김수완, 고원준, 강영식, 임경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남아준 사도스키의 위기관리 능력을 믿어야 하고, 지난 시즌 중반부터 깜짝 등장해 오랜만에 '사이드암 선발투수' 계보를 이어간 이재곤의 롱런 여부도 관심거리다. 선수협과 잦은 부상으로 시범경기 중반 복귀 준비를 하던 손민한은 결국 개막전 합류 엔트리 불가 통보를 받았고, 새로 영입한 브라이언 코리는 시범경기 최고의 성적으로 단연 돋보이고 있는데, 다년간의 프로 생활에서 얻어진 연륜과 관록을 한국 무대에서 얼마나 적용시킬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계투진의 경우에는 '문제의 바로 그' 고원준이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얼마나 제 역할을 해주느냐가 중요 포인트가 될 듯 하다. 전 소속팀에서보다는 일단 체력적인 부담이 덜어지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고비에 기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 시즌에서 보여준 배짱투구를 변함없이 보여준다면 언제부턴가 마운드에 불기 시작한 젊은 바람에 크게 일조할 것이다.





■ 삼성 전년시즌 2위 - KIA 전년시즌 5위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의 세대교체를 몇 년 동안 공들여 이뤄내긴 했지만, 삼성이 지난 시즌 그 정도의 성적까지 낼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넥센에서 홍역을 치러가며 1년이라는 사실상의 유예기간을 기다린 끝에 데려온 장원삼이 제 몫을 해준 것도 크지만, 오랜 기간 리빌딩을 해오면서 다져진 팀워크가 그 때서야 빛을 발한 결과라고 보여진다. 그런 작품을 만들어놓고도 한국시리즈 셧아웃 패배와 '재미없는 야구'라는 회의론을 빌미삼아 7시즌 동안 팀을 이끌던 선동열 감독을 계약기간 중 내쳐버린 삼성은 그를 수행하던 '참모' 중 류중일 감독을 선임, 이번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코치진이 과거 삼성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로 꾸며져서 옛날 삼성의 추억을 가진 팬들에게는 간혹 비추는 코치진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포수 - 현재윤, 채상병

내야 - 채태인, 신명철, 김상수, 박석민, 조동찬, 조영훈, 손주인

외야 - 이영욱, 박한이, 최형우, 강봉규, 배영섭, 오정복

지명 - 가코





삼성의 경우에는 워낙에 말도 못하게 지원하는 팀이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처우가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런 만큼 보유한 선수들이 워낙에 쟁쟁한데다 신구조화가 나름 잘 되어있고 거기에 채워넣을 선수들이 남아돈다는 인상까지 한번에 받는다. 결정적으로 그 라인업에 외국인 선수까지 끼워넣었다. 포수진이 해묵은 부상에 신음하는 문제만 제외한다면 다른 팀에서는 하기도 힘든 '포지션 중복'의 고민을 해야 할 지경이다. 단 이번 시즌을 기분좋게 맞을 거라 생각하는 단 한 사람, 김상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쿨하게 떠나보낸 박진만의 'T.O'를 채우려 진작에 기다리고 있었고, 입단 첫해였던 09시즌 반짝 떠오르다가 신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경험이 스스로에게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게 만들 동기로 작용할 것이다.





선발진 - 차우찬, 배영수, 카도쿠라 켄, 윤성환

계투진 - 정인욱, 정현욱, 임진우, 김효남, 권오준, 권혁, 안지만, 이우선, 오승환





투수진을 보면 예전의 삼성처럼 한번에 확 사모은 게 아니고 '야금야금' 시간을 두고 완성한 조합의 아기자기이 대번에 느껴진다. 개인 최고 커리어를 쌓으며 팀에게도 30억을 후회없이 만들어준 장원삼에, 일본으로 가려다 사정이 꼬여 유턴한 배영수, SK가 '팽'한 뒤 절치부심하던 카도쿠라, 거기에 '포텐'이 터져버린 차우찬까지 선발진의 모든 인원들이 빵빵한 '스펙'덩어리들이다. 계투진의 이름값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름들이다. 까마득히 예전인 05, 06 시즌부터 호흡을 맞춰온 권오준-권혁-오승환의 이름이 아직도 들어있다는 건, 최고 커리어를 찍던 시절만큼 아니지만 "준척급은 하겠지"라는 기대감이 숨겨져 있고, 참으로 꾸준한 정현욱-안지만 등의 '미들맨'이 요소요소에 버티고 있다. 지난 시즌에 이런 숨막히는 진용을 갖추고 있었으니 시즌 2위가 가능했을 것이다. 장원삼이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이지만 이 멤버라면 올 시즌에도 기대치를 높게 잡고 기다릴 팬들이 많을 듯 싶다.



KIA 타이거즈



09시즌, 고대하던 팀의 통산 10번째 우승을 이끌고 야심차게 맞이한 10시즌에서 그야말로 민망한 16연패를 당하고, 끝내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5위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던 KIA. 시즌 중반 선수들의 부상이 연달아 터지고, 투수진에 바람이 새어버리는 통에 걷잡을 수 없이 지리멸렬하는 모습을 KIA팬들은 그저 바라봐야만 했다. 스토브리그 최대의 수확이라 할 수 있는 이범호 영입을 통해 타선에는 파워가 늘었고, 3년째 붙잡아 두면서 "사고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낸 로페즈의 투수진까지. 지난 시즌같은 불운만 없다면 09시즌같은 영광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 멤버구성만 놓고 보면 상대팀 삼성만큼이나 숨이 막힌다.





포수 - 차일목

내야 - 최희섭, 안치홍, 김선빈, 이범호, 김주형, 이현곤, 박기남

외야 - 신종길, 이용규, 이종범, 김다원, 김원섭

지명 - 김상현





중심 타선의 위용을 보라. KIA가 이범호를 데려갔다는 소식을 처음 접하는 순간 들었던 생각은 "그럼 김상현은?"이었다. 둘 중 누군가가 포지션을 포기해야 할 만큼 서로가 아깝고 대단한 이름들이다. 아직까지는 KIA의 빨간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적응이 덜 되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본다. 프랜차이즈 스타 최희섭까지 합해놓고 봤을 때 셋이 모두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시즌 내내 만들어낼 홈런 갯수가 100개에 육박할 수도 있다. 양준혁의 은퇴 이후로 명실공히 현역 최고령 선수가 된 이종범이 노장다운 관록으로 이번 시즌을 오롯이 견뎌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무게감으로 따지면 여느 거포 못지 않은 나지완이 초반 합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그런 것을 상쇄할 만큼의 진용임에는 틀림없다.





선발진 - 아킬리노 로페즈, 윤석민, 양현종, 서재응, 트레비스 블레이클리

계투진 - 곽정철, 박정태, 박경태, 박성호, 이대진, 신용운, 손영민, 홍건희, 유동훈





팀 성적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KIA가 근 몇 년동안 자랑할 수 있었던 것 중 하나가 탄탄한 선발진이었다. 허나 뒷문이 상대적으로 부실해서 승리를 지켜내지 못할 때가 많았고, 특히 로페즈는 자신이 등판할 때마다 유독 그런 일이 잦아서 지난 시즌 마음 고생이 꽤나 심했을 것이다. 기량이 보장된 4명의 선발과 함께할 블레이클리가 얼마나 적응을 빨리 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계투진에 포진한 이름들을 보고 나면 이번 시즌에도 로페즈의 화를 돋울 가능성이 남아 있다. 코칭스태프의 지혜로도 해결이 안 될 경우 연패의 악몽이 스멀스멀 선수단 전체를 괴롭힐 공산이 크다. 자칫하면 시즌 중후반 즈음에 계투진을 불신하게 되어 선발투수가 한 경기를 거의 책임지는 일이 잦아질 것이다. 투수진을 운용하는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그게 가장 큰 걱정거리가 아닐까 싶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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