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이동진의 라이브톡 성료…“시대의 자화상 같은 영화”
연예 2019/08/28 15: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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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데오 뉴스] 김보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 ‘벌새’가 지난 26일 CGV압구정에서 제86회 이동진의 라이브톡을 성황리 개최했다. “한 시절이 남긴 상흔을 일일이 가만가만 쓸어내린다”라고 평한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 김보라 감독이 무대에 올라 특별함을 더한 가운데 심도 깊은 토크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데뷔작이라고 믿기 힘든 독보적 성취와 만장일치 극찬으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필름 코멘트 작가 편’을 추가로 공개해 화제를 더한다.

‘벌새’는 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의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이자 2019년, 모든 게 궁금한 영화. 전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25관왕을 시작으로 국내 언론, 셀럽, 관객 모두의 극찬이 더해져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 진행된 제86회 이동진의 라이브톡 역시 뜨거운 분위기 속 성료됐다.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 무대에 오른 김보라 감독은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라고 표현하며 긴장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린 램지, 제인 캠피온 등 거장 감독들의 호평에 대해서는 “너무 따뜻하고 감사했다. 특히 영화를 보고 개인적인 유년 시절의 기억을 나눠준 것에 감동했다”고 회상했다.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토크를 시작한 이동진 평론가와 김보라 감독. 주인공 ‘은희’ 역의 박지후 배우에 대해 김보라 감독은 “첫 오디션부터 미세하고 미묘한 행간을 이해하고 연기해 신기하고 궁금했다. 모습 그대로 ‘은희’ 같았다”며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영지 선생님’ 역의 김새벽 배우에 관해서는 “개인적인 대화를 많이 하며 함께 만들어갔다. 깊은 대화 속 어떤 모드가 형성된 것 같다”며 진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또한 “테이크를 고르는 편집만 한달 반이 걸렸다. 어떤 테이크가 가장 진실한지, 진실성에 초점을 두었고 그 테이크에는 항상 어떤 식의 긴장이 있었다”고 전해 ‘벌새’를 완성하기까지의 노고를 엿보게 했다. 영화의 출발점에 관한 질문에는 “미국 유학 중, 중학교를 다시 다니는 꿈을 반복적으로 꿨다. 이상할 정도의 안도감이 들어서 이 시기를 다시 방문해보자라는 느낌으로 기억의 조각들을 노트에 적어봤다. 그 조각의 유년기가 단편 ‘리코더 시험’이고 청소년기가 ‘벌새’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전적인 이야기인지에 관해서는 “건강한 거리두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내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다.”고 전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영화의 첫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극찬을 보내며 “‘벌새’는 특수한 은희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모두의 이야기이다. 시대의 자화상 같은 영화”라고 평하기도 했다.

한편 94년을 보여주는 프로덕션에 대해 “영화 속 음악은 실제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이기도 하다. 미술에 있어서는 주요 소품을 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베란다 화분, 벽지의 스티커, 쇼파의 하얀 레이스 등 사소한 디테일로 90년대를 환기하려고 했다”고 밝혀 재미를 더했다. 더불어 ‘은희’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현실적이지만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부분이 있는 아이”라고 소개했고, 이동진 평론가는 “이 아이의 핵심성은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지 선생님’에 대해서는 “실제 다녔던 한문 학원 선생님이 모델이 되었다. 우롱차가 주는 위로, 몇 십년이 지나도 한 사람의 작은 사랑의 제스쳐가 남을 수 있다면 위대한 일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성수대교 사건에 대해서는 “한 명의 개인이 사건을 직접적으로 겪지 않아도 우리는 함께 겪었다고 생각한다. 오래 전 기억 속 통증이 얼마나 우리 모두에게 공통의 트라우마로 적용하는가 생각했고, 실제 모든 재난이나 정치적 사건에 우리가 촘촘하게 엮여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벌새’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개봉을 앞두고 공개하는 ‘필름 코멘트 작가 편’ 영상은 앞서 공개된 ‘박찬욱 감독 편’에 이어 또 한번 ‘벌새’를 향한 셀럽들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어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래픽 노블 작가이자 ‘벡델테스트’ 창시자인 앨리슨 벡델은 “넋을 잃을 만큼 매혹적인 작품! 가장 정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쇼코의 미소’ 최은영 작가 역시 “은희와 동시대를 살아갔던 그때의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애도할 수 있는 작품을 비로소 만났다. 수많은 은희들에게 결코 잊힐 수 없는 애도의 기억이 될 것이다.”라고 모두가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수작의 탄생을 알렸다. ‘페미니즘의 도전’을 발표한 여성학자 정희진은 “이 영화의 역사성은 1994년 가족과 학교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통증과 폭력의 일상을 그려 낸 데 있다”고 평했고,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통해 잘 알려진 변호사 김원영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국가의 꿈. 서울 강남은 그 몽상의 끝점이었다. ‘벌새’는 이 몽상 안의 세계를 살아가는 은희가 사랑하고 상처 입던 순간들을 소환한다”라고 리뷰를 통해 우리를 1994년으로 소환할 ‘벌새’를 더욱 보고싶게 만들었다.

지금 가장 궁금한 영화 ‘벌새’는 29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 사진 = 콘텐츠판다 / (주)엣나인필름 )
온라인뉴스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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