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비관' 세모녀 자살,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죄송합니다”
정치 2014/02/28 10:5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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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서울지방경찰청 제공

[디오데오 뉴스] 생활고를 비관한 세 모녀가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식당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려오던 박모씨네 집에서 지난 26일 오후 경 박모씨와 그의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집주인 임모씨는 “1주일 전부터 방안에서 텔레비전 소리만 나고 인기척이 없어 의심스러운 생각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도착한 현장에는 번개탄을 피운 재가 남아있었고 창문은 청색 테이프로 막혀 있었다. 함께 기르던 고양이도 모녀 옆에서 함께 죽어있었다. 집주인 임씨 앞으로 남긴 흰 봉투에는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70만 원의 현금이 담겨있었다.



12년 전 박씨의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세 모녀는 점점 형편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큰딸은 고혈압과 당뇨가 심했지만 병원비 부담에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었고, 둘째 딸은 편의점 일자리 등을 전전하는 비정규직의 처지였다. 그나마 박씨가 식당에서 일해 번 돈으로 생활비와 병원비를 충당했으나, 한 달 전 박씨가 팔을 다쳐 식당일을 못 하게 되면서 수입이 끊겼다.



세 모녀는 유일하게 정기적으로 들어오던 수입이 끊기면서 한 달간의 고민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월 38만 원 집세와 매달 20만 원 정도의 전기료·수도료 등 공과금을 밀린 적도 없었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집주인 임씨는 “모녀가 조용한 편이라 교류가 없었고 집에 찾아오는 사람은 9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박씨의 외삼촌은 “가끔 전화하면 ‘잘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박씨가 기초생활 수급자나 차상위계층으로 수급 신청을 한 기록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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