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방경찰청, 황당한 ‘섬노예’ 단속 기간 공고 “도망가라는 소리?”
정치 2014/02/11 12: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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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전남경찰 페이스북

[디오데오 뉴스] 전남지방경찰청이 ‘섬노예’ 단속 기간을 미리 공고해 논란이다.



지난 8일 전남경찰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섬노예 사건 대책을 공표하며 점검 기간을 게재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불시 단속이 가장 효과적임에도 불구, 미리 단속기간을 고지한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덩달아 이번 극적으로 구출된 ‘외딴섬 섬노예’ 주인공 두 명의 사연이 언론에 알려지며 ‘섬노예’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역 경찰이 아닌 서울 구로경찰서가 전라도의 ‘섬노예’ 사건을 해결했다는 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구로서는 지난 6일 전남 신안 섬의 염전에서 수년간 ‘노예’처럼 살아온 40대 남성 김모(40)씨와 채모(48)씨 2명을 구출했다. 두 사람은 각각 1년 6개월 전, 5년 2개월 전 “일자리를 소개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외딴섬으로 팔려갔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온갖 일을 도맡으며 폭언과 상습적인 구타도 버텨야 했다.



두 사람은 함께 세 차례의 도주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이에 김씨는 부엌에서 몰래 훔친 종이와 펜으로 밤마다 한 줄씩 편지를 써내려갔다. 1년이 흐르고 처음으로 ‘이발하고 오라’며 읍내에 나갈 기회가 생겼던 김씨는 우체통에 어머니께 부치는 편지를 넣었고, 김씨의 모친 배모(66)씨에게 도착한 해당 편지는 구로서에 제출되며 구출 작전 수사로 이어졌다.



여기서 의문점이 제기된다. 전남 신안군 신의면 파출소는 김씨가 노예처럼 일했던 염전과 3㎞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경찰서로 직접 찾아갈 수 있었을 텐데 어째서 우체통을 선택했느냐는 것이다. 여론은 현지 경찰이 염전 사업주와 연결돼 섬노예 문제를 눈감아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남경찰의 ‘황당한’ 단속 기간 공고 게재는 논란에 불을 지피며 비난 여론을 모으고 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단속 기간을 알려주는 것은 도망가라는 소리가 아닌가?”, “그 어떤 바보가 단속 기간 알고도 걸리겠나”, “단속 기간을 이리 친절하게 미리 알려주다니,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단속할 의향이 과연 있기는 합니까?”, “단속 기간 알려주는 것도 웃기지만 섬이 몇 갠데, 한 달 가지고 말이 되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경찰 수사팀이 실태 파악에 나선 가운데, 지적장애인 이모(62)씨가 증도 염전에서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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