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예술박물관', 외국인 종사자 노동착취 논란… '박물관 노예'
정치 2014/02/11 09:54 입력

100%x200

출처=아프리카예술박물관 홈페이지(www.amoa.or.kr)

[디오데오 뉴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이 운영하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의 노동자들이 노예처럼 일해 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노컷뉴스 측은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의 ‘아프리카예술관’의 종사자들이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박물관은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이 2010년 사들여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공개된 불법 근로계약서마다 박물관 이사장인 홍문종 의원의 이름과 도장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보도에 의하면, 박물관에 고용된 아프리카 출신의 조각가 4명과 부르키나 파소 출신의 무용수, 악기연주자 8명 등 총 12명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월 60여만 원의 임금을 받아오며 노예와 같은 대우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서와 달리 임의로 1달러당 한화 1,000원으로 환율을 고정 적용, 각각 65만 원과 60만 원씩만 지급하도록 했고 이것마저 귀국 비행기 푯값 130여만 원을 이미 지급했다며 매월 10여만 원씩 공제해 실수령액은 50여만 남짓이다.



또한,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노동 조건 역시 박물관의 요구에 따라 계속 바뀌었고 노동 시간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난방도 안 되는 좁은 방에서 상한 쌀을 먹으며 폭언과 협박을 받기도 했다. 식대마저 채울 수 없는 열악한 임금과 노동 환경에 무단이탈자가 발생하자 박물관 측은 노동자들의 여권을 압수했고, 비행기 푯값을 빌미로 ‘노예 계약’ 의 연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무용가 엠마뉴엘(Sanou Emmanuelle Migaelle) 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원래 10개월 계약을 맺었지만, 박물관 측은 비행기 표 값을 마저 치루라며 24개월로 계약 연장을 요구했다”며 “당장 비행기 표를 살 수 있는 목돈이 없는데다 여권까지 박물관이 가져가 버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 박 관장은 지난 7일 여권을 달라고 항의하는 이들에게 “여권과 임금은 개인이 갖고 있는 게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상황을 고려해서 여권과 돈을 우리가 갖고 있다가 공항에서 줘도 된다”고 일축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계약이 만료되면서 부르키나파소 예술가들이 새 계약서를 요구하자 박물관 측이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알려졌다. 결국, 재계약을 믿고 다른 직장도 구하지 못한 이들은 체불 임금조차 받지 못한 채, 비자가 만료되는 이달 말에 고향으로 쫓겨날 위기에 몰리게 됐다.



전문가들은 여당의 3선 국회의원이 소유한 사업장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박물관의 이사장이 홍 사무총장이란 것으로 밝혀지며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10일 논평을 통해 홍 사무총장을 비난하며 홍 사무총장의 경질과 박물관의 처벌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홍문종 사무총장은 개인적 해명 대신, 박상순 아프리카예술박물관장 명의의 해명 자료를 냈다. 박 관장은 자료에서 “법정 최저임금 기준에 어긋나지 않게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이들의 월 급여는 110만 원이다. 1일 3회, 1회 공연시간은 40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숙소는 세 채 중 구옥(오래된 집) 한 채의 환경이 열악했다. 이주노동자가 잠적해 불법체류자가 되는 일이 생겨, 고육지책으로 여권을 일괄 보관했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인정했다. 박 관장은 “홍문종 의원은 바쁜 의정활동으로 박물관 운영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뉴스&핫이슈! 디오데오(www.diodeo.com)
Copyrightⓒ 디오데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