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노예' 거짓말에 속아 외딴섬으로 팔려가… 편지 한통으로 극적 탈출
정치 2014/02/06 15:5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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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디오데오 뉴스] 수년간을 외딴섬 염전에서 노예로 살던 장애인 2명이 경찰에 의해 구출됐다.



오늘 6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일자리를 소개해준다는 말에 속아 외딴 섬으로 팔려가 수년간 강제노역을 해온 장애인들이 극적으로 구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지적장애가 있지만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성실하게 일해 온 채모(48)씨는 더 나은 일자리가 있다는 말에 속아 전라남도 목포의 직업소개소 직원 고모(70)씨를 따라 신안군의 한 외딴 섬 염전으로 가게 됐다.



그러나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하루 5시간도 채 자지 못하며 소금 생산은 물론 벼농사, 신축건물 공사 잡일, 각종 집안일을 시키면서도 월급 한 푼 받지 못한 채씨는 수년간 노예처럼 일만 해야 했다. 상습적인 구타도 이어졌고 다리가 부러져도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을 수 없었다.



2012년 7월, 같은 방식으로 시각장애 5급인 김모(40)씨도 외딴섬으로 오게 됐다. 두 끼니를 베푸는 호의를 보였던 직업소개소 직원은 몸값 30만원에 김씨를 외딴섬에 팔았다. 두 사람은 함께 섬에서 빠져나오려고 세 차례 시도했지만, 매번 발각돼 매질을 당하고 협박을 당했다. 주민들도 염전 운영자 홍모(48)씨와 한패였다.



김 씨는 어렵게 종이와 펜을 구했고 감시의 눈을 피해 밤마다 조금씩 편지를 적어나갔다. 마침내 1년이 지나고, 지난 1월 김씨는 처음으로 읍내에 이발하러 나갈 기회가 생기자 몰래 우체국에 편지를 부쳤다.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편지를 받은 김씨의 어머니 배모(66)씨는 이를 구로서에 제출했고 서제공 실종수사팀장(경위)을 비롯한 경찰의 수사 끝에 김씨와 채씨 모두 외딴섬에서 구출됐다. 김씨는 1년 6개월, 채씨는 무려 5년 2개월 만에 찾은 자유였다.



김씨는 어머니와 헤어진 지 14년 만에 상봉해 함께 귀가했고 채씨는 가족과 지낼 형편이 못돼 영등포에 있는 쉼터에 자리를 잡았다.



경찰은 이들을 유인한 직업소개소 직원인 고씨와 홍씨를 영리약취·유인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한편, 자격없이 불법으로 일자리를 알선해온 고씨와 이씨는 홍씨로부터 각각 수십만 원의 수수료로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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