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납치살인사건, 피의자들 '태연한' 현장검증…마스크도 안써 "인면수심"
정치 2014/01/09 16:2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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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

[디오데오 뉴스] 살인 청부를 받고 흉기로 한 남성을 살해한 20대 피의자 3명이 태연한 모습으로 현장검증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살인 청부를 받고 대낮 고속도로에서 40대 남성 채모(40)씨를 흉기로 4~5차례 찔러 숨지게 한 20대 피의자 3명이 오늘 9일 현장 검증을 실행했다. 이들은 작년 9월 피해자 채씨의 전 부인인 이모(41)씨로부터 “혼수 비용과 결혼 이후 이런저런 명목으로 뜯긴 1억 원을 받아달라”는 부탁을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현장검증에서 피의자 3명은 모두 모자를 눌러썼지만, 얼굴을 가리기 위한 마스크는 하지 않았으며 담담한 표정으로 범행과정을 재연해 나갔다. 주범인 이 씨가 전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해 나갔으며, 더욱이 경찰이 잘 못 알아 듣는 부분에서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됐으며, 피의자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유족 중 한 명은 욕설을 하며 폴리스 라인 안으로 뛰어들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피의자들은 소감을 밝히길 원하지 않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앞서 피의자 이씨 등 3명은 4일 오후 2시50분쯤 서울 낙성대역 인근 모 커피숍으로 채씨를 불러낸 뒤 준비한 승용차에 태워 납치했다. 이들은 모 대학 연극영화과 출신인 채씨가 과거 영화사 미디어감독 오디션에 응했다 떨어진 것을 빌미로 그에게 “예술영화감독 자리를 소개해 주겠다”며 유인했다.



이들은 채씨의 양손을 케이블 타이(플라스틱 끈)로 묶은 뒤 미리 물색해 둔 경북 안동의 한 폐가로 향하다 오후 3시37분쯤 화장실을 가기 위해 영동고속도로 용인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이 과정에서 채씨가 결박을 풀고 차에서 뛰어내려 “살려달라”고 외쳤고, 범인들은 채씨를 차에 밀어 넣고 흉기로 허벅지를 5차례 찌른 뒤, 차를 몰아 달아났다. 이를 목격한 시민들은 “남자 여러 명이 남자 1명을 태우고 도망갔다”며 112에 신고했다.



이들 세 명은 30여 분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도주하다가 50km에 달하는 추격전을 벌인 끝에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피해자 채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경찰은 지난 5일 채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이모(26)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범행을 사주한 혐의(감금 교사)로 채씨의 전 부인 이모(41)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현재 경찰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전 부인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교사 동기 등을 추궁하는 한편, 피의자 3명이 이 외에 다른 추가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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