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박근혜 토론 논란…‘불공정, 대본, 연출, 양자토론 거부…’
정치 2012/11/28 01:28 입력 | 2013/01/08 12:21 수정

100%x200

사진=SBS

100%x200

사진=연합뉴스

[디오데오뉴스 = 김동호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단독 TV토론을 끝내자마자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는데 먼저 새누리당의 연출, 대본 유출, 송지헌 아나운서의 태도 그리고 방송사 송출화면 등 이다. 그런 가운데 박 후보가 방송사가 제안한 문 후보와의 양자토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특히 그가 앞서 안 후보를 포함한 3자토론도 끝까지 거부해 결국 성사되지 못했던 터라 여론이 더욱더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박 후보의 토론은 방영되기도 전에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대본유출’의혹이 일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이다. 유출된 대본에는 토크쇼 <고쇼>와 유사한 ‘면접’같은 포맷이 짜여져 있었고, 심지어는 박 후보의 대답까지 모두 나와 있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맹비난 했고, 새누리당은 “방송을 지켜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26일 밤 11시15분, 박 후보의 단독토론이 시작됐다. 아니다 다를까 대선후보 TV토론이 ‘국민면접 박근혜’라는 예능프로그램으로 둔갑해 있었다. 대본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야권2인방의 단일화 토론에 대해 ‘형평성’을 내세우며 진행된 같은 대선후보 TV토론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두 프로그램을 사심 없이 지켜본다면 딱딱한 야권 후보, 친근한 박 후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게 뻔했다.



이처럼 두 토론회가 현격한 차이를 보인 것은 박 후보의 토론이 ‘외주제작’이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지정한 제작사에서 토론과 관련해 모든 부분을 준비한 것이다. 내용과 형식은 물론 심지어는 방청객까지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새누리당이 연출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딱딱한 시사프로그램 같았던 야권2인방의 토론과 달리, 박 후보의 토론은 자막, 수화, 웅장한 음악에 이어 화려한 세트까지 동원해 아주 볼거리가 많았다.



같은 맥락에서 토론의 메인MC였던 송지헌 전 아나운서의 편파적인 진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훌륭한 ‘대본’이 있다면 멋진 ‘배우’가 필요한 법. 박 후보의 상대역은 메인 MC인 송지헌 전 아나운서가 맡은 듯 보였다. 그가 방송 내내 형평성과 제한된 시간을 강조하며 박 후보를 향한 패널들의 예리한 질문을 차단한 것이다. 그의 태도가 도가 지나치자 정진홍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방송 중 “지나치게 말을 가로 막는 것이 아니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송 아나운서는 “참고하겠다”고 수긍하면서도 시종일관 같은 자세를 유지했다. 물론 이 또한 대본의 일부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와 관련, 이날 패널들은 그동안 박 후보 지지율의 발목을 잡고 있던 정수장학회를 비롯한 과거사 인식 문제는 일체 거론하지 않았다. 반면 확실한 해명이 가능한 문제에 대해선 송 아나운서가 직접 사진을 꺼내들고 박 후보가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불공평한 토론회’를 지켜본 지식인들은 트위터를 통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노종면 전 뉴스타파 앵커는 “초반부터 토론이 아닌 홍보 입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게 박근혜 토론 시나리온가요? 아카데미 각본상 받겠네”라며 비꼬았다.



그런 가운데 박 후보가 토론에 대해 또 다른 논란에 직면했다. SBS가 27일 박 후보와 문 후보 쪽에 양자 토론을 제안했지만 박 후보 측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다. 게다가 KBS역시 양쪽에 29일 정치·외교 분야 토론과 30일 경제·사회 분야 양자 토론을 제안했지만 박 후보 측의 반대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쪽은 ‘유세일정’을 들어 계속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문 후보 쪽의 신경민 미디어 단장은 “우리는 방송사 쪽에 ‘양자 토론은 모두 오케이’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박 후보 쪽의 이런 태도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사퇴하기 전 3자 토론을 거부하면서 내세운 ‘야권 후보가 결정되면 언제든 토론에 응하겠다’고 했던 말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박 후보의 단독 TV토론은 각종 논란만 일으키고 있는 모양새다. 때문에 이번 토론의 가장 큰 수혜자인 박 후보가 도리어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과도한 준비가 부작용으로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박 후보가 방송사가 제안한 양자토론마저도 거부하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그가 어떤 식으로 이번 사태를 수습할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mail protected]



뉴스&핫이슈! 디오데오(www.diodeo.com)
Copyrightⓒ 디오데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