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후보 사퇴…그는 이미 ‘정치개혁’의 시발점이 되었다
정치 2012/11/24 03:03 입력 | 2012/11/24 03: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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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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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단일화를 두고 강경한 입장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던 안 후보가 결국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이에 몇 시간 전 대통령 후보 등록을 하려는 그의 행보에 대해 맹비난 하던 그 많던 인원들은 어느 샌가 사라지고, 아쉬움의 목소리만 들려오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안철수. 그는 국민의 부름에 응답한 ‘무소속’ 대통령 후보였다. 여야당을 비롯한 기존 정치의 개혁을 외치며 나타난 그는 이내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민들에게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의 아이콘이 되었다. ‘대세론’으로 불리며 압도적인 지지율을 자랑하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를 긴장시키고,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보다도 높은 지지율을 자랑하던 ‘난사람’이었다.



아니다 다를까, 그의 등장에 위기를 느낀 여당은 아주 공격적인 검증공세로 그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논문 표절, 다운계약서 작성, 교수 임용과정 특혜 등 끊임없이 그를 심판했다. 심지어는 그의 부인인 김미경 교수와 딸까지 공격대상이 되었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안랩’마저 내려놓고 새로운 정치를 위해 도전을 선택한 그는 어느 샌가 극심한 검증공세의 희생양이 돼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치개혁’을 내세우며 기득권에 끊임없이 저항했고 도전했다. 허나 결정적으로 박 후보가 ‘야당 후보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며 3자회동을 거부하면서 더 이상 공정한 경쟁을 불가능했다. 이에 하는 수 없이 그는 진보진영의 기득권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도 그는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라는 명분을 명확하게 밝혔다. 허나 시간이 지날수록 야권의 주자임을 내세우며 여러 가지를 양보하는 문 후보에 비해, 그는 고집스럽게 ‘정권교체’와 ‘승리’를 외쳤고 그 모습은 결국 부정적인 여론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심지어는 23일 대선후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인, 후보 등록을 위한 서류를 준비하는 행보에도 국민들의 비난은 빗발쳤다. 그에게 ‘정치개혁’이라는 거사를 맡긴 국민들이 어느 샌가 그에게 ‘정권교체의 장애물’이라는 비난을 쏟아 붓고 있었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까지 되자 결국 그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을 내려 놓았다. 특히 그는 “제가 부족한 탓에 국민 여러분의 변화의 열망을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여기서 물러나지만 제게 주어진 시대와 역사의 소명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혀 듣는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몸을 던져 계속 그 길 가겠다”며 ‘끝’이 아니고 ‘시작’임을 강조했다.



불과 며칠 전에 조동화 시인의 시 ‘나 하나 꽃 피어’가운데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낭송하며 진심을 전하던 그였다. 허나 결국 꽃피지 못한 것을 국민께 사과드리며 뒤돌아 선 것이다.



허나 국민들은 안다. 그가 이미 꽃피었다는 것을.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무자비한 현실이 그를 너무도 많이 적셔버렸지만, 국민들은 그의 향기를 맡았다.



고로 그는 이미 정치개혁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나 하나 꽃피어>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산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김동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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