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골, 아시안컵 4강 견인했다 “역시 해결사 ‘손날두’”…차두리 노장 투혼 빛났다
스포츠/레저 2015/01/23 12:00 입력 | 2015/01/23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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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FA 페이스북


차두리 어시스트, 손흥민 골 지분의 90%는 ‘차미네이터’의 폭풍 드리블 “맏형의 괴력”
한국 우즈벡, ‘해결사’ 손흥민 멀티골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 보인다”
차두리-손흥민 호흡이 만든 최고의 골, 4강전이 기대되는 이유 ‘슈틸리케 전략도 완벽’

[디오데오 뉴스] 김수정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이 4강에 진출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69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71위)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준결승(8강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안착했다. 우즈벡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9승2무1패,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패배 이후 21년간 11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2-0, 오만과 1-0, 쿠웨이트와 1-0, 호주와 1-0을 포함해 무실점 5연승을 질주해, 무실점 5연승은 25년, 5연승은 19년, 무실점 5경기 연속은 12년만이다. 조직력이 생명인 수비라인이 계속 변화해 불안감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강력한 수비 조직력으로 무실점 결과를 내고 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1956년 홍콩에서 열린 초대 대회에 출전한 이후 처음으로 조별예선 무실점 전승을 기록했고, 여기엔 골키퍼의 선방, 끈끈한 투지가 있었다. 1960년 서울 대회 이후 55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등극까지 가능할지 주목된다.

이날 이정협(상주 상무)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킨 슈틸리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우즈베키스탄 공략에 나섰고, 양쪽 측면에 손흥민, 이근호(엘 자이시)가, 처진 스트라이커는 남태희(레퀴야)가 맡았다.

중원에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박주호(마인츠), 수비는 양쪽 측면엔 김진수(호펜하임)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중앙 수비는 곽태휘(알힐랄)와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늘어섰다. 골키퍼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선발 출전했다.

 ‘손날두’ 손흥민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04분 동안 이어진 팽팽한 경기에 손흥민은 연장 전반전이 끝날 무렵 왼쪽 측면에서 김진수(호펜하임)가 올린 크로스를 골대 왼쪽에서 헤딩으로 결승골을 꽂으며 무득점 행진을 깼다. 이 골은 손흥민이 A매치 10경기 연속 이어진 무득점을 벗어나는 골이자 A매치 38경기에서 8호골로 터진 첫 헤딩골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연장 후반 14분 차두리가 내준 공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까지 기록하며 완벽한 마무리를 한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탈진해 그라운드에 쓰러졌지만 얼굴에는 승리의 기쁨이 가득했다. 손흥민의 쐐기골에서 눈길을 잡는건 ‘맏형’ 차두리의 어시스트였다. 차두리가 오른쪽 측면을 타고 올라가는 폭풍 같은 드리블로 우즈벡 수비진을 따돌렸고, 50m도 훨씬 넘는 거리를 내달려 페널티지역까지 올라온 차두리는 손흥민에게 정확한 패스를 보내 완벽한 기회를 만들어줬다. 손흥민의 해결 능력과 동시에 ‘차미네이터’ 차두리의 저돌적인 플레이가 만든 득점이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준우승 이후 2011년 대회까지 6회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최근 2개 대회 연속 4강벽을 넘지 못했으나, 이로써 한국은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진출에 도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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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시안컵의 가장 큰 수확은 새로운 간판 수문장 김진현을 발굴한 것이다. 슈틸리케호의 무실점 행진의 중심에 골키퍼 김진현의 선방이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 선발 출전한 김진현은 슈퍼세이브를 연발했다. 일대일 위기에도 예상치 못한 슈팅에도 언제나 신속정확한 판단과 순발력으로 골문을 지켜냈다.

한국은 공격력은 부족하지만, 실점하지 않고 기어코 이기는 축구를 선보이며 ‘늪축구’라는 애칭을 얻었고, ‘늪축구’의 최후방에는 김진현이 있다. 아시아 정상 등극까지 남은 두 경기에서도 김진현의 활약이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김진현은 승부차기 경험이 거의 없는 골키퍼에서 승부차기에서도 잘해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이청용(볼턴), 구자철(마인츠) 등 부상과 몸살에 뒤틀린 라인업 등을 고려해도 놀랍다. 오만전이 끝난 뒤 이청용, 손흥민, 구자철, 김진현, 김주영(상하이 둥야),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등이 부상과 몸살을 앓았고, 이에 쿠웨이트전에는 라인업이 7명이 바뀌었다. 조별리그를 지탱해준 저력은 주전을 위협하는 조커들인 ‘슈퍼서브’들이었다. 이근호가 최전방을 맡고 남태희(레퀴야)가 이청용의 공백을 메웠다. 손흥민의 왼쪽에는 다목적 선수 김민우(사간도스)가, 구자철 자리는 멀티플레이어 이명주(알아인)가 채웠다. 김창수의 자리는 차두리가 대체했다. 골키퍼는 김승규(울산 현대)가, 김주영 공백은 김영권(광저우 헝다)가 막았다. 결과는 1-0으로 졸전에 가까웠지만, 각 선수의 멀티플레이 능력이 확인되는 계기가 돼 오히려 전열과 전술이 훨씬 유연하게 변했다. 공격진의 포지션 변화나 수비수의 수비형 미드필더 전환 등 가벼운 변형은 매 경기 나타났고, 유연한 출전과 다목적 역할 수행을 위한 슈틸리케호의 훈련은 계속된다. 현재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선수는 골키퍼 정성룡(수원 삼성)밖에 없다.

최근 아시안컵 3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한 우리나라는 오는 26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준결승을 치른다. 4강 상대는 이란-이라크 8강전 경기에서 이긴 쪽이다. 한국 대표팀은 23일 시드니로 건너가 체력 고갈된 우즈벡전 선발 출전자 11명을 제외한 10명을 불러 훈련을 재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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