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7광구', 정중앙 좌석으로 예매하기를 권합니다.
문화 2011/08/01 19:27 입력 | 2011/08/01 19: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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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순수 기술력 만으로 3D영화가 탄생했다는 소식에 수 많은 영화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에 처음 공개된 영화 ‘7광구’는 기대 이하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1970년, 대한민국은 사우디의 10배에 가까운 석유과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을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민을 산유국의 꿈을 꾸게 만들었다. 영화 ‘7광구’는 이처럼 실재하는 공간, 제주도와 일본 사이에 위치한 석유시추선 이클립스호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바다라는 망망대해 속에서 도망갈곳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석유시추선. 그 안에서 괴물과의 사투를 그린 판타지한 이야기는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판타지는 판타지일뿐 전혀 현실감 없는 전개에 우리는 신물이난다.



또한 이미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통해 인간의 욕심이 거대한 변이 생명체를 만들어 냈다는 ‘인과응보’적인 메시지를 접한 우리로서는 ‘7광구’속에 내제되어 있는 ‘자연을 보호하자’라는 식의 메세지는 진부하고 또 식상하다.



괴물과 인간의 사투를 그렸다는 점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비교될 수 밖에 없다. ‘괴물’에서 송강호는 자신의 딸을 빼앗아간 괴물에게서 딸을 되찾기 위해 괴물과 한판 전쟁을 벌인다면 ‘7광구’에서는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명확한 이유가 없다. 평화로운 바다 한가운데서 나타난 괴물이 우릴 겁주고 위협하기 때문에 그것을 없애려 하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독하게 말하자면 ‘7광구’는 ‘괴물’의 속편과도 같은 느낌이다.



김지훈 감독의 지휘 아래 영화 ‘해운대’의 CG를 그려냈던 모팩 스튜디오가 뭉쳐 국내 최초의 3D영화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7광구’는 우리나라 영화의 역사에 어느정도 의의를 부여한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배경과 인물 사이의 깊이감은 장면마다 달라 어지러울 뿐만 아니라 변신하는 괴물이 여기저기서 튀어 나올때는 정말이지 내 눈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그래서 권하겠다. ‘7광구’를 3D로 보고 싶은 사람은 가운데 중앙자리를 예매하길 바란다.



괴물의 형상 또한 흉측하기 그지 없어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뿌리게 만든다. 무섭다는 것을 넘어서 혐오스럽기까지한 괴물은 인간에게 공격을 당할수록 더욱 강하게 진화한다. 독기를 가득 품은 괴물의 마지막 모습은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



또한 흥미를 반감 시키는 것은 하지원의 연기다. 하지원의 액션은 이미 우리가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접했다. ‘7광구’의 차해준(하지원)은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과 너무도 비슷하다. ‘7광구’에서 하지원이 바이크를 타고 누비는 모습 혹은 남성미 넘치는 털털한 성격등은 ‘시크릿 가든’의 연장선에 있다. 비록 ‘7광구’가 먼저 촬영을 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미 하지원에게서 길라임을 보았고 차해준에게서 길라임을 보게될것이다.



영화 ‘7광구’는 가야할 길이 구만리고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지만 어찌되었든 화려한 기교와 액션,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외국의 3D영화 사이에서 우리영화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와 의미를 가진다. 오는 8월 4일 개봉.



이예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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