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개', 윤계상-김규리가 보여주는 완벽한 블랙코미디
문화 2011/06/20 17:02 입력 | 2011/06/20 17: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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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이 기획, 제작하고 그의 제자 전재홍 감독이 연출해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풍산개’가 드디어 언론에 공개됐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을 통해 부드럽고 자상한 남자의 정점을 찍은 배우 윤계상이 과연 거친 남자를 어떻게 소화해 내고 변신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김기덕 사단 특유의 절제되고 감추어진 메세지를 어떻게 상업적인 요소로 드러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여있다.
영화 ‘풍산개’는 남과북을 오가며 이산가족의 유품등을 전해주는 의문의 사나이가 묘령의 여인 인숙을 데려오라는 주문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인숙은 남한으로 내려와 북한 정보와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보호대상자의 북한애인이다.
인숙은 그의 요청으로 풍산에 의해 평양에서 서울로 도주하게 되는데 평양에서 서울로 오는 과정에서 서로 어딘지 모르는 연민을 느끼게 되는 둘은 영화속 설정에 의해 결국 끝까지 지켜주어야 하는 관계가 되어버린다.
극중 풍산역을 맡은 윤계상은 영화가 시작되면서 끝날때까지 단 한마디의 대사도 하지 않는다. 대사 한마디 없지만 윤계상은 눈빛과 표정만으로 풍산의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처럼 남과북 어느쪽의 입장에도 서지 않는 중립된 캐릭터를 그리기 위한 이러한 설정은 대단하다. 주연배우를 말 한마디 시키지 않고 오로지 눈빛과 표정으로만 연기할 수 있게 한 것은 배우 뿐만 아니라 감독의 모험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분단되어있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세태를 비판하고자 한다. 사상과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되어있는 한반도는 지금 어느 누구도 서로의 말을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결국에는 모든 대화가 산으로 가버리고 마는 남과북의 상황을 감독은 무겁지 않게 그려냈다.
특히 작은 공간에서 서로를 향에 총을 겨누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감독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난다. 서로를 믿고 쏘지 않으면 되는 것을 불신으로 인해 자신까지 죽음으로 몰아버리는 어리석은 개인의 행동을 통해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인 대립이 결국에는 양측 모두를 파탄시킬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 대립이라는 다소 민감한 소재를 너무 가볍게 그려낸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영화 중간 중간 배우들이 던지는 가벼운 대사 혹은 실현 가능성 0%인 억지스러운 설정들은 영화를 단순한 코미디물로 만들어 버리기 충분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풍산개’는 완벽한 블랙코미디다.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는 남과북의 갈등이라는 어두운 이야기를 보면서 웃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분단되어 있고 무엇 때문에 싸우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그 이해되지 않는 상황 자체를 풍자한 영화 ‘풍산개’는 오는 6월 23일 개봉된다.
이예지 기자 [email protected]
드라마 ‘최고의 사랑’을 통해 부드럽고 자상한 남자의 정점을 찍은 배우 윤계상이 과연 거친 남자를 어떻게 소화해 내고 변신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김기덕 사단 특유의 절제되고 감추어진 메세지를 어떻게 상업적인 요소로 드러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여있다.
영화 ‘풍산개’는 남과북을 오가며 이산가족의 유품등을 전해주는 의문의 사나이가 묘령의 여인 인숙을 데려오라는 주문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인숙은 남한으로 내려와 북한 정보와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보호대상자의 북한애인이다.
인숙은 그의 요청으로 풍산에 의해 평양에서 서울로 도주하게 되는데 평양에서 서울로 오는 과정에서 서로 어딘지 모르는 연민을 느끼게 되는 둘은 영화속 설정에 의해 결국 끝까지 지켜주어야 하는 관계가 되어버린다.
극중 풍산역을 맡은 윤계상은 영화가 시작되면서 끝날때까지 단 한마디의 대사도 하지 않는다. 대사 한마디 없지만 윤계상은 눈빛과 표정만으로 풍산의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처럼 남과북 어느쪽의 입장에도 서지 않는 중립된 캐릭터를 그리기 위한 이러한 설정은 대단하다. 주연배우를 말 한마디 시키지 않고 오로지 눈빛과 표정으로만 연기할 수 있게 한 것은 배우 뿐만 아니라 감독의 모험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분단되어있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세태를 비판하고자 한다. 사상과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되어있는 한반도는 지금 어느 누구도 서로의 말을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결국에는 모든 대화가 산으로 가버리고 마는 남과북의 상황을 감독은 무겁지 않게 그려냈다.
특히 작은 공간에서 서로를 향에 총을 겨누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감독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난다. 서로를 믿고 쏘지 않으면 되는 것을 불신으로 인해 자신까지 죽음으로 몰아버리는 어리석은 개인의 행동을 통해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인 대립이 결국에는 양측 모두를 파탄시킬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 대립이라는 다소 민감한 소재를 너무 가볍게 그려낸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영화 중간 중간 배우들이 던지는 가벼운 대사 혹은 실현 가능성 0%인 억지스러운 설정들은 영화를 단순한 코미디물로 만들어 버리기 충분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풍산개’는 완벽한 블랙코미디다.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는 남과북의 갈등이라는 어두운 이야기를 보면서 웃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분단되어 있고 무엇 때문에 싸우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그 이해되지 않는 상황 자체를 풍자한 영화 ‘풍산개’는 오는 6월 23일 개봉된다.
이예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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