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트래커, 새삼스러울 것 없는 불안감의 재확인
기타 2011/04/26 12:13 입력 | 2011/04/26 12: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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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트래커에 기록되는 이동 흔적(출처 - 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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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전화사기 대처 이미지(출처 - 구글 이미지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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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트래커로 인해 위치추적 우려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미 그럴 만한 환경은 저변에 깔려있었고 이제야 새삼스레 재조명되었을 뿐이다.

전 세계를 '스마트'라는 하나의 단어로 묶어버린 무서운 기계가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 바로 그것이다. 이토록 사람들을 목매게 하고 눈 빠지게 기다리게 만든 존재가 근래 들어 존재했을까. 이전까지 수퍼스타들이 그 역할을 해 왔다면 이제는 그 역할을 스티브 잡스라는 한 인간이, 자신의 구상을 실현시킨 그 결과물들을 통해 대신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런 애플과 잡스의 명성에 최대 고비라 할 수 있는 시기가 찾아왔다. 아이폰과 '자매품' 격인 아이패드 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위치정보 프로그램 '아이폰 트래커'가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사용자들의 위치가 1초 단위로 저장되어 이동 경로 파악이 가능하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특징인데, 여기서 그쳤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정보들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저 바다 건너에서부터 전해져온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비로소 대경실색한 것이다. 지난 주말 경부터 국내에서 이에 대한 보도가 줄을 이었다. 항간에서는 아예 전원을 끈다 해도 6개월 동안 위치정보 확인이 가능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고, 아예 현실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체념하는 말들도 떠돌고 있다.



이에 대해서 한 언론사가 직접 해결방법을 묻고자 애플 한국지사에 연락했더니 "아이폰 설정-일반-위치 서비스-끔 순서대로 바꾸면 된다"는 간단한 방법을 알려줬단다. 하지만 그러면 다른 외부에서 받은 길찾기 어플도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단점이란다.



또한 이렇게 한다 해서 완벽히 차단되는 것도 아니란다. 어차피 와이파이와 3G 인터넷으로 연결된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이동 경로는 얼마든지 추적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아예 스마트폰 안 쓰면 되는 거 아니냐고 '쿨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세에 뒤떨어지기 싫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결국 각자의 흔적을 남겨가면서 '스마트'해져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전파를 좀 '갖고 논다는' 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왜 내 뒤를 캐냐'며 서로가 서로의 위치를 파악한다고 손가락질을 한다. 하지만 세상 일에 완벽한 비밀이란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이미 깨달았던 옛 사람들은 '부처님 손바닥'이니 '뛰어야 벼룩'이라는 말을 이미 만들어놓으셨다. 제아무리 날고 기고 뛰어봤자 다 그 안에서 노는 것일 뿐이라는 말이다. 크게 따져보면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사는 데 어딜 또 벗어날 곳이 있겠는가.



이미 많이 겪은 우리들이다. 보이스피싱은 또 어떠하며, 득달같이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 대출상담 보험상담 해오는 것들은 또 어떠하며, "어디어디 보고 찾아왔는데 친해지자"는 말만 남기고 황망히 떠나버리는 그 숱한 통화들은 어땠었는가 말이다. 새삼스러울 것 없는 불안함이 숨어있다가 모습을 바꿔 불쑥 튀어나온 것일 뿐이다.



불가능해졌지만, 되도록 딱히 내 일에 신경써주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느 때에는 지나칠 정도로 남들의 일에 오지랖이 넓은 우리의 모습을 볼 때가 있다. "그저 지켜보자"는 몇몇 사람을 빼고 나면 진흙탕 개 싸움하듯 서로 뒤섞여서 한 대씩은 주고받아야 존재의 가치를 찾는 이들이 온라인공간 안에서는 너무도 많다.



심지어 요새 들어 발생하는 사건이나 범죄들조차도 그 근원에 정보통신이 있고, 그것을 해결하고 시시비비를 가릴 때도 정보통신의 힘을 빌린다. 좋거나 나쁘거나 계속 붙들고 살 수밖에 없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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