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한일관계 - 아직도 그들은 우리를 한 수 아래로 본다 ②
기타 2011/04/13 16:56 입력 | 2011/04/13 18:09 수정

이시하라 도쿄도지사,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자유민주당사, 2ch. '일본의 우익'을 대표하는 아이콘들이다.

일본의 '희망사항'이 가득 담긴 영해지도. 그릇된 것을 배우기 때문에 망언이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의 홈페이지 첫화면
남녀의 근본적 차이를 화성과 금성에 비유하듯, 단언하건대 두 나라는 이미 생각의 바탕 자체가 다르다. 누구의 판이 더 크고 작고가 아니고, 누가 더 높고 낮은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같은 테이블 위에 놓인 병과 접시같은 차이다.
잇단 망언으로 '역적' 급의 인물로 인식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는 최근 4선 연임에 성공했고, 유독 얄밉게 속 뒤집는 소리만 잘 골라서 하는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부장은 아직도 버젓이 한국 땅에 상주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일본인에겐 그들이 '최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 기준대로 우리를 "아무 문제나 연관지어 걸고 넘어지기 좋아하고, 사리구별도 제대로 못하고, 툭하면 자기네 앞길에 훼방만 놓는"민족이라고 해석하고, 그래 왔고, 그래야 그들 스스로가 편할 것이다. 반대로 우리들 역시 우리 기준대로 그들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피도 눈물도 없고, 싸움을 못 걸어서 안달이 났다"고 해석하고, 그래 왔고, 그래야 우리가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공통적인 점이 딱 두 가지가 있다. 서로 "개인은 괜찮은데 집단은 그 반대"라고 생각하는 것과 "너희들은 야비하고 겉과 속이 다르다"고 외치는 것.
그들의 '애국'은 다른 게 없다. 그들의 나라가 끝없이 팽창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 그들의 나라는 힘이 세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
그를 위해 결코 아름답지 않은 자신들의 제국주의 시절을 꾸미고 불리한 사실들은 빼내고 없는 사실은 만들어내면서 주변국들과 끊임없이 영역싸움을 일삼는 것이다. 한국과의 독도 분쟁은 물론이고 러시아와의 쿠릴 열도 분쟁, 중국과의 댜오위다오(혹은 센카쿠 열도) 분쟁이 그것이다.
아무 것도 얻어낼 것이 없다면 그저 영역을 넓히기 위해 분쟁을 벌이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무려 주변의 세 나라와 바다를 두고 싸우는 배경엔 무엇이 있을까.
단순히 생각해봐도 넓은 영해에서 얻게 될 다양한 수산자원이 그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철마다 잡히는 어종이 다르고 해류에 따라 이 나라에서 잡히던 어류가 얼마 뒤엔 다른 나라에서 잡히는 등 변수가 많은 게 수산업이라 그런 것들에 영향을 되도록 적게 받고 더 많은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또한 초밥 등 각종 어류를 통해 수많은 먹을거리를 만들어 세계적으로 그런 이미지가 확고해진 상황에서 기후의 변화 때문에 자꾸 어획량이 줄어간다는 것도 고민이다. 그 때문에라도 자신들이 확보할 수 있는 영해가 넓어야 다른 나라와의 협정 없이도 자신들 뜻대로 계속 수요를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을 것이다.
수산자원이 사람들의 식생활에 관련된 것이라면 또 하나의 이유는 드넓은 해역에 묻혀있다는 지하자원들이다. 독도 문제만 가지고 좁혀 봐도 몇 해 전 '하이드레이트'라는 자원이 묻혀 있다는 설이 제기되는 등 이미 이 자원의 미래를 두고 물밑에서 치열한 눈치작전들이 오가고 있을 것이다.
현재의 화석연료는 그 수명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다음에 활용할 에너지들을 찾기 위해 각국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그런 와중에 가뜩이나 시끌벅적한 바다 한가운데 무궁무진한 자원들이 있다고 하니 욕심의 레벨은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이 우리를 상대할 때와 중국 · 러시아를 상대할 때의 태도는 다르다. 나머지 두 나라는 분쟁이 불붙기 시작하면 먼저 강력하게 행동으로 보여줘버린다. 중국은 자국민 선장이 조업중이던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일본 해경에 의해 구속되자 일본에 희토류(희귀금속) 수출 중단 조치를 단행했다. 화학 주기율표 51~72번 사이에 들어가는 희토류 금속은 휴대전화, 컴퓨터, 전기자동차나 고효율 전등 등 차세대 청정 에너지 제품 제조에 필수 원료다. 원자재를 가진 나라가 수출을 안 하겠다고 하니 다급해진 일본은 선장을 석방하고 없던 일로 무마시켜야 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러시아 대통령 메드베데프의 쿠릴 열도 방문이 있었다. "이곳에 미사일을 배치하고 공항을 짓겠다"는 계획이 나오고 난 뒤 일본이 할 수 있는 건 총리의 규탄성명밖에 없었다. 실질지배는 러시아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 러시아의 사정이나 우리의 사정이나 실질지배는 마찬가진데 우리가 독도를 가지고 그렇게 행동하면 보이는 반응 자체가 다르다. 얼마 전 다시 시비가 일자 우리 정부는 독도에 종합해양과학기지와 방파제 등의 시설물을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일본은 현지 우리 대사를 소환해서 항의하고 한술 더 떠 자민당 내부에서는 "구호성금도 거부하자"는 등 적반하장격의 행동을 보였다.
시기적으로 우리의 경우가 제일 늦은 탓도 있고,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당장 실행하면 일본을 다급하게 만들 '꺼리'도 마땅찮았고, 그럴 위치도 사실상 아니었다. 두 나라에 크게 데인 일본은 이번 일을 두고 화풀이할 곳이 필요했던 것일 지 모른다.
이에 관련해 서울대 신용하 명예교수는 지난 3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독도의 유인도화가 필요하다. 관련 법을 만들어 독도에 3~5인 가구가 상주토록 해야 한다. 군인(해병대)과 경찰을 함께 독도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 이는 통상마찰 우려에 대해서도 신 교수는 "그건 우리 외교부 주장이다. 지금도 우리는 대일 무역에서 연간 340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 오히려 통상 마찰로 중간재 등의 수입을 기존 일본에서 다른 국가로 돌릴 경우 결국 일본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국내 일부 경제인들이 일본과 밀착돼 외교부를 부채질하는 것도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 지난해 무역 흑자 규모는 417억 달러다. 그러나 대일 무역적자(잠정치)는 348억 달러다. 일본에서 기초를 들여오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는 구조가 우리 무역의 걸림돌이다. 이는 일본 내 혐한파들이 우리를 조롱 · 비방하는 주된 근거 중 하나이기도 한다. 상대를 건드려서 좋을 것이 없으니 되도록 그때그때 덮어두고 말자는 마인드가 과연 우리 나라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자신들 '일신의 영달'을 위한 것일까?
우리가 '우리 땅'을 가지고 저자세를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 당연하지만, 위에 언급한대로 저렇게 '알아서 기는' 이들은 바로 우리 나라를 경영하고 계획하는 정부와 기업인들이다. 상위 계층의 의식이 이런데 일반시민들의 감정이 제대로 전달될 리가 없다.
자존심을 드높이는 행동을 하지 못할망정 알아서 꼬리를 내려버리는 것이 그 땅을 통치하고 있는 국가의 자세일까?
물론 지금까지 우리는 대처를 나름대로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대응을 정말 못 했다면 우리는 벌써 일장기가 나부끼는 독도를 망연히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의도에 지금껏 말려들지 않고, 당연히 우리 나라 영토니까 할 수 있는 일들, 할 수 있는 말들을 모두 훌륭히 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 상대방을 규탄하기만 했지, 그에 대해 만족스럽고 납득이 가게 실질적으로 형태가 남는 행동을 보여준 적이 얼마나 있었나 되묻게 된다. 반크(VANK)와 김장훈의 고군분투로만 세상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단지 독도 한가운데 새겨져 있는 '한국령' 표지석만으로 안정되지 않는 문제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잇단 망언으로 '역적' 급의 인물로 인식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는 최근 4선 연임에 성공했고, 유독 얄밉게 속 뒤집는 소리만 잘 골라서 하는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부장은 아직도 버젓이 한국 땅에 상주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일본인에겐 그들이 '최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 기준대로 우리를 "아무 문제나 연관지어 걸고 넘어지기 좋아하고, 사리구별도 제대로 못하고, 툭하면 자기네 앞길에 훼방만 놓는"민족이라고 해석하고, 그래 왔고, 그래야 그들 스스로가 편할 것이다. 반대로 우리들 역시 우리 기준대로 그들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피도 눈물도 없고, 싸움을 못 걸어서 안달이 났다"고 해석하고, 그래 왔고, 그래야 우리가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공통적인 점이 딱 두 가지가 있다. 서로 "개인은 괜찮은데 집단은 그 반대"라고 생각하는 것과 "너희들은 야비하고 겉과 속이 다르다"고 외치는 것.
그들의 '애국'은 다른 게 없다. 그들의 나라가 끝없이 팽창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 그들의 나라는 힘이 세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
그를 위해 결코 아름답지 않은 자신들의 제국주의 시절을 꾸미고 불리한 사실들은 빼내고 없는 사실은 만들어내면서 주변국들과 끊임없이 영역싸움을 일삼는 것이다. 한국과의 독도 분쟁은 물론이고 러시아와의 쿠릴 열도 분쟁, 중국과의 댜오위다오(혹은 센카쿠 열도) 분쟁이 그것이다.
아무 것도 얻어낼 것이 없다면 그저 영역을 넓히기 위해 분쟁을 벌이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무려 주변의 세 나라와 바다를 두고 싸우는 배경엔 무엇이 있을까.
단순히 생각해봐도 넓은 영해에서 얻게 될 다양한 수산자원이 그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철마다 잡히는 어종이 다르고 해류에 따라 이 나라에서 잡히던 어류가 얼마 뒤엔 다른 나라에서 잡히는 등 변수가 많은 게 수산업이라 그런 것들에 영향을 되도록 적게 받고 더 많은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또한 초밥 등 각종 어류를 통해 수많은 먹을거리를 만들어 세계적으로 그런 이미지가 확고해진 상황에서 기후의 변화 때문에 자꾸 어획량이 줄어간다는 것도 고민이다. 그 때문에라도 자신들이 확보할 수 있는 영해가 넓어야 다른 나라와의 협정 없이도 자신들 뜻대로 계속 수요를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을 것이다.
수산자원이 사람들의 식생활에 관련된 것이라면 또 하나의 이유는 드넓은 해역에 묻혀있다는 지하자원들이다. 독도 문제만 가지고 좁혀 봐도 몇 해 전 '하이드레이트'라는 자원이 묻혀 있다는 설이 제기되는 등 이미 이 자원의 미래를 두고 물밑에서 치열한 눈치작전들이 오가고 있을 것이다.
현재의 화석연료는 그 수명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다음에 활용할 에너지들을 찾기 위해 각국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그런 와중에 가뜩이나 시끌벅적한 바다 한가운데 무궁무진한 자원들이 있다고 하니 욕심의 레벨은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이 우리를 상대할 때와 중국 · 러시아를 상대할 때의 태도는 다르다. 나머지 두 나라는 분쟁이 불붙기 시작하면 먼저 강력하게 행동으로 보여줘버린다. 중국은 자국민 선장이 조업중이던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일본 해경에 의해 구속되자 일본에 희토류(희귀금속) 수출 중단 조치를 단행했다. 화학 주기율표 51~72번 사이에 들어가는 희토류 금속은 휴대전화, 컴퓨터, 전기자동차나 고효율 전등 등 차세대 청정 에너지 제품 제조에 필수 원료다. 원자재를 가진 나라가 수출을 안 하겠다고 하니 다급해진 일본은 선장을 석방하고 없던 일로 무마시켜야 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러시아 대통령 메드베데프의 쿠릴 열도 방문이 있었다. "이곳에 미사일을 배치하고 공항을 짓겠다"는 계획이 나오고 난 뒤 일본이 할 수 있는 건 총리의 규탄성명밖에 없었다. 실질지배는 러시아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 러시아의 사정이나 우리의 사정이나 실질지배는 마찬가진데 우리가 독도를 가지고 그렇게 행동하면 보이는 반응 자체가 다르다. 얼마 전 다시 시비가 일자 우리 정부는 독도에 종합해양과학기지와 방파제 등의 시설물을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일본은 현지 우리 대사를 소환해서 항의하고 한술 더 떠 자민당 내부에서는 "구호성금도 거부하자"는 등 적반하장격의 행동을 보였다.
시기적으로 우리의 경우가 제일 늦은 탓도 있고,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당장 실행하면 일본을 다급하게 만들 '꺼리'도 마땅찮았고, 그럴 위치도 사실상 아니었다. 두 나라에 크게 데인 일본은 이번 일을 두고 화풀이할 곳이 필요했던 것일 지 모른다.
이에 관련해 서울대 신용하 명예교수는 지난 3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독도의 유인도화가 필요하다. 관련 법을 만들어 독도에 3~5인 가구가 상주토록 해야 한다. 군인(해병대)과 경찰을 함께 독도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 이는 통상마찰 우려에 대해서도 신 교수는 "그건 우리 외교부 주장이다. 지금도 우리는 대일 무역에서 연간 340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 오히려 통상 마찰로 중간재 등의 수입을 기존 일본에서 다른 국가로 돌릴 경우 결국 일본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국내 일부 경제인들이 일본과 밀착돼 외교부를 부채질하는 것도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 지난해 무역 흑자 규모는 417억 달러다. 그러나 대일 무역적자(잠정치)는 348억 달러다. 일본에서 기초를 들여오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는 구조가 우리 무역의 걸림돌이다. 이는 일본 내 혐한파들이 우리를 조롱 · 비방하는 주된 근거 중 하나이기도 한다. 상대를 건드려서 좋을 것이 없으니 되도록 그때그때 덮어두고 말자는 마인드가 과연 우리 나라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자신들 '일신의 영달'을 위한 것일까?
우리가 '우리 땅'을 가지고 저자세를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 당연하지만, 위에 언급한대로 저렇게 '알아서 기는' 이들은 바로 우리 나라를 경영하고 계획하는 정부와 기업인들이다. 상위 계층의 의식이 이런데 일반시민들의 감정이 제대로 전달될 리가 없다.
자존심을 드높이는 행동을 하지 못할망정 알아서 꼬리를 내려버리는 것이 그 땅을 통치하고 있는 국가의 자세일까?
물론 지금까지 우리는 대처를 나름대로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대응을 정말 못 했다면 우리는 벌써 일장기가 나부끼는 독도를 망연히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의도에 지금껏 말려들지 않고, 당연히 우리 나라 영토니까 할 수 있는 일들, 할 수 있는 말들을 모두 훌륭히 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 상대방을 규탄하기만 했지, 그에 대해 만족스럽고 납득이 가게 실질적으로 형태가 남는 행동을 보여준 적이 얼마나 있었나 되묻게 된다. 반크(VANK)와 김장훈의 고군분투로만 세상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단지 독도 한가운데 새겨져 있는 '한국령' 표지석만으로 안정되지 않는 문제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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