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비어도 교과서에 싣는 세상, 만드는 자들의 마인드가 의심스럽다
경제 2011/03/26 00:35 입력
국내 초등교과서에 실린 내용 중 '한글'과 '아리랑'의 우수성을 언급하기 위해 내세운 자료들이 인터넷에 떠돌던 근거없는 유언비어라는 한 언론사의 보도자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언론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 도덕교과서에 실린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라고 언급한 네 가지의 근거를 조사해본 결과 그 중 세 가지가 출처가 불분명하고 심지어는 꺼낸 적도 없는 이야기를 '날조' 수준으로 정보화시켜 교과서에 수록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같은 과목의 교과서에 아리랑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도 "초등학교 4학년 도덕 교과서에 실린 '아리랑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위에 선정됐다'라는 내용은 근거없는 루머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과서를 집필하는 데 참여한 인사와 연락이 닿아 인터뷰했다는 내용을 보면 다분히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섯 번이나 심의를 했다. 기울일 수 있는 노력은 다 기울였다"면서 "그거 하나 만드는 데 그렇게까지 확인하란 말이냐"는 식이다.
몰랐던 건데 억울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편찬위원이었다고 해도, 교과서가 가진 의미를 스스로 "그거 하나"라는 말로 평가절하시켜버린 안타까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정규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 만드는 게 교과서이다. 더군다나 이 교과서를 봐야 할 대상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미래인 지금의 초등학생들이다. 이번에 문제삼은 내용 중 하나는 '국정교과서'라는 것이다. 일반 사기업의 이름을 달고 출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국가에서 책임지고 직접 편찬하는 것이다.
게다가 너무나 공교롭게도 '도덕' 교과서이다. 전혀 도덕적이지 못한 진실이 도덕 교과서 내용 안에 들어간 꼴이 되고 말았다. "모 인터넷뉴스의 기사를 보고 그것을 근거로 삼았다"는 해명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생각이야말로 "그거 하나 만드는 데 그렇게까지 확인하란 말이냐"던 마인드와 다를 바가 없다.
이 편찬위원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을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 아이들이 너무 남의 나라 것만 좋아해서 우리나라 것도 좋은 게 많다는 걸 알려주려 한 겁니다. 전통문화 알려줄 좋은 소재 찾다가 그걸 고른 겁니다. 아이들에게 뭐 엉뚱한 거 심어주려는 것도 아니고, 애국심 자긍심 갖도록 아이들 수준에 맞게 아름답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편찬위원들마저 홀려버릴 만큼 진실되지 못한 루머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아리랑과 한글 둘 다 "세계에서 제일..."이라는 식으로 운을 뗐다는 점이다. 따져보면 세상 수많은 나라들의 개성이 다른데 특정 국가의 노래가 가장 아름답고 특정 국가의 문자가 가장 우수하다는 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이는 곧 '1등주의'로 대변되는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경쟁의 기준을 세울 수 없는 부분까지 순위를 매겨놓음으로서 그것을 토대로 '우리 민족이 세계 최고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애국심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이 언론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 도덕교과서에 실린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라고 언급한 네 가지의 근거를 조사해본 결과 그 중 세 가지가 출처가 불분명하고 심지어는 꺼낸 적도 없는 이야기를 '날조' 수준으로 정보화시켜 교과서에 수록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같은 과목의 교과서에 아리랑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도 "초등학교 4학년 도덕 교과서에 실린 '아리랑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위에 선정됐다'라는 내용은 근거없는 루머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과서를 집필하는 데 참여한 인사와 연락이 닿아 인터뷰했다는 내용을 보면 다분히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섯 번이나 심의를 했다. 기울일 수 있는 노력은 다 기울였다"면서 "그거 하나 만드는 데 그렇게까지 확인하란 말이냐"는 식이다.
몰랐던 건데 억울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편찬위원이었다고 해도, 교과서가 가진 의미를 스스로 "그거 하나"라는 말로 평가절하시켜버린 안타까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정규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 만드는 게 교과서이다. 더군다나 이 교과서를 봐야 할 대상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미래인 지금의 초등학생들이다. 이번에 문제삼은 내용 중 하나는 '국정교과서'라는 것이다. 일반 사기업의 이름을 달고 출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국가에서 책임지고 직접 편찬하는 것이다.
게다가 너무나 공교롭게도 '도덕' 교과서이다. 전혀 도덕적이지 못한 진실이 도덕 교과서 내용 안에 들어간 꼴이 되고 말았다. "모 인터넷뉴스의 기사를 보고 그것을 근거로 삼았다"는 해명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생각이야말로 "그거 하나 만드는 데 그렇게까지 확인하란 말이냐"던 마인드와 다를 바가 없다.
이 편찬위원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을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 아이들이 너무 남의 나라 것만 좋아해서 우리나라 것도 좋은 게 많다는 걸 알려주려 한 겁니다. 전통문화 알려줄 좋은 소재 찾다가 그걸 고른 겁니다. 아이들에게 뭐 엉뚱한 거 심어주려는 것도 아니고, 애국심 자긍심 갖도록 아이들 수준에 맞게 아름답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편찬위원들마저 홀려버릴 만큼 진실되지 못한 루머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아리랑과 한글 둘 다 "세계에서 제일..."이라는 식으로 운을 뗐다는 점이다. 따져보면 세상 수많은 나라들의 개성이 다른데 특정 국가의 노래가 가장 아름답고 특정 국가의 문자가 가장 우수하다는 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이는 곧 '1등주의'로 대변되는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경쟁의 기준을 세울 수 없는 부분까지 순위를 매겨놓음으로서 그것을 토대로 '우리 민족이 세계 최고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애국심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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