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 수돗물 시음에 日 현지인 반응...
경제 2011/03/25 17:19 입력 | 2011/03/25 17:22 수정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연이은 폭발, 그로 인한 방사능누출로 인해 일본 전역이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가 방송을 통해 수돗물을 시음하는 장면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수도인 도쿄에서 사고지점까지는 대략 200킬로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원전사고 이후 누출된 방사능이 그 영향력을 확대해 도쿄 인근의 식자재와 수돗물까지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이 검출되고, 해당 지자체는 오염된 식수와 식자재에 대해 폐기조치를 하거나 "유아연령에 한해서는 음용을 금지한다"는 조치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와중에 이시하라 지사는 지난 24일 도쿄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가나마치(金町) 정수장을 방문, "어른들은 수돗물을 먹어도 된다"는 홍보활동의 일환으로 시 관계자들과 함께 수돗물을 시음하는 행사를 벌인 것. 그런데 방송에 잡힌 이시하라 지사의 표정이 절묘하다.
유리컵에 담긴 수돗물을 두 잔 연거푸 들이키는 지사의 표정이 잔뜩 찡그려 있는 것이다. 눈치 빠른 현지 일본의 누리꾼들이 이를 놓치지 않고 캡처해 올렸고, 이는 현재 많은 온라인 공간에 전파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에 대한 현지 일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소와 조롱 일색이다. "맛있어도 몸에는 나쁨", "노인이 마셔봤자 별 영향 없겠지, 정말 안전하다면 손자들에게 먹여봐라", "돈 안들고 간편한 선거대책이군" 등의 반응이 실시간 댓글로 올라옴으로서 현지의 싸늘한 민심을 대변했다.
으레 불안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안심을 시킬 목적으로 공공시설을 시찰하면서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하게 시식이나 시음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치인의 제스추어다. 인접국인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서조차 "내가 왜 이런 걸 해야 하나"라는 식의 표정으로 행동했다는 것에 현지 국민들조차 진저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며칠이 지난 15일, 이시하라 지사는 "지진은 무능한 일본에게 내리는 천벌"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가 생각하는 '무능한 일본'은 예전의 위상(이라고 생각하는 군국주의 사상)을 잃어버린 현재의 일본을 말한다.
그의 이런 발언이 터지고 나서 현지 국민들은 가뜩이나 정신없는 와중에 자신들의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국 수도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자국민의 가슴에 못을 박는 소리를 하다니 말이다.
결국 그는 여론에 등 떠밀리듯 바로 다음날인 16일 "발언을 취소하고 사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미 현지 국민들은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다.
그는 극우적 성향을 지녔으며, 외세에 배타적이고, 지나친 자국우위, 팽창주의 발언을 일삼아 온 문학가 출신의 정치인이다. 그의 사상을 지배하는 것은 오로지 현지 극우파들이 그토록 외치는 '강한 일본의 추억' 뿐이다.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부터 그의 극우성향 발언들이 본격화되었는데, 과거 일본이 점령했던 한반도와 중국에 대한 일관된 하대와 무시는 해당 국가들의 속을 긁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것이 강력하게 어필된 덕분일까. 그는 1999년 이래 현재까지 12년째 도쿄도 지사를 역임하고 있다.
표정관리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지사를 10년 넘게 별 말 없이 '모시고' 살아왔던 현지 국민들이 자국의 정치에 대해, 나아가서는 자국의 사회 시스템에 대해 실망하고 나아가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흐름으로 보여진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수도인 도쿄에서 사고지점까지는 대략 200킬로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원전사고 이후 누출된 방사능이 그 영향력을 확대해 도쿄 인근의 식자재와 수돗물까지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이 검출되고, 해당 지자체는 오염된 식수와 식자재에 대해 폐기조치를 하거나 "유아연령에 한해서는 음용을 금지한다"는 조치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와중에 이시하라 지사는 지난 24일 도쿄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가나마치(金町) 정수장을 방문, "어른들은 수돗물을 먹어도 된다"는 홍보활동의 일환으로 시 관계자들과 함께 수돗물을 시음하는 행사를 벌인 것. 그런데 방송에 잡힌 이시하라 지사의 표정이 절묘하다.
유리컵에 담긴 수돗물을 두 잔 연거푸 들이키는 지사의 표정이 잔뜩 찡그려 있는 것이다. 눈치 빠른 현지 일본의 누리꾼들이 이를 놓치지 않고 캡처해 올렸고, 이는 현재 많은 온라인 공간에 전파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에 대한 현지 일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소와 조롱 일색이다. "맛있어도 몸에는 나쁨", "노인이 마셔봤자 별 영향 없겠지, 정말 안전하다면 손자들에게 먹여봐라", "돈 안들고 간편한 선거대책이군" 등의 반응이 실시간 댓글로 올라옴으로서 현지의 싸늘한 민심을 대변했다.
으레 불안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안심을 시킬 목적으로 공공시설을 시찰하면서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하게 시식이나 시음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치인의 제스추어다. 인접국인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서조차 "내가 왜 이런 걸 해야 하나"라는 식의 표정으로 행동했다는 것에 현지 국민들조차 진저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며칠이 지난 15일, 이시하라 지사는 "지진은 무능한 일본에게 내리는 천벌"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가 생각하는 '무능한 일본'은 예전의 위상(이라고 생각하는 군국주의 사상)을 잃어버린 현재의 일본을 말한다.
그의 이런 발언이 터지고 나서 현지 국민들은 가뜩이나 정신없는 와중에 자신들의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국 수도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자국민의 가슴에 못을 박는 소리를 하다니 말이다.
결국 그는 여론에 등 떠밀리듯 바로 다음날인 16일 "발언을 취소하고 사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미 현지 국민들은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다.
그는 극우적 성향을 지녔으며, 외세에 배타적이고, 지나친 자국우위, 팽창주의 발언을 일삼아 온 문학가 출신의 정치인이다. 그의 사상을 지배하는 것은 오로지 현지 극우파들이 그토록 외치는 '강한 일본의 추억' 뿐이다.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부터 그의 극우성향 발언들이 본격화되었는데, 과거 일본이 점령했던 한반도와 중국에 대한 일관된 하대와 무시는 해당 국가들의 속을 긁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것이 강력하게 어필된 덕분일까. 그는 1999년 이래 현재까지 12년째 도쿄도 지사를 역임하고 있다.
표정관리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지사를 10년 넘게 별 말 없이 '모시고' 살아왔던 현지 국민들이 자국의 정치에 대해, 나아가서는 자국의 사회 시스템에 대해 실망하고 나아가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흐름으로 보여진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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