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 김지운 감독 "삭제 버전은 와사비 빠진 초밥"
문화 2010/08/11 21:13 입력 | 2010/08/12 00: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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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의로 영화에 '가위질'을 당한 김지운 감독이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냈다.



11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악마를 보았다(감독 김지운)' 시사회가 열렸다. 폭력적인 장면으로 당초 제한 상영가를 받아 개봉이 불투명했던 '악마를 보았다'는 편집 과정을 거쳐 18세 관람가로 개봉을 확정지었다.



개봉을 앞두고 우여곡절을 겪은 김지운 감독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정확한 장면을 설명 드리기는 어렵지만 총 1분 30여초 가량을 삭제했다. 컷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보다는 컷의 지속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영화의 기운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운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미삭제 버전이 와사비가 가득한 초밥이라면 삭제 버전은 와사비의 톡 쏘는 맛이 덜한 초밥을 먹는 느낌이라고. 와사비의 맛은 사라지지만 육질의 맛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최민식과 이병헌의 뜨거운 관계에 크게 상관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장면들을 드러냈다.



감독의 입장에서 타의적으로 장면을 삭제하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닐 터. 그는 "지독한 복수의 감정이 표현되어야 하는데 지루한 복수가 되지 않을지 걱정해서 초 단위로 재면서 힘든 삭제의 과정을 거쳤다"며 "기존의 영화에 근거해서 수위들을 표현했는데 왜 우리 영화만 문제가 될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두 배우의 리얼한 연기 덕분에 더 박진감 있게 다가간 것이라고 생각해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고 심경을 전했다.



광기어린 살인마와 그에게 악혼녀를 살해당한 남자의 복수와 대결을 그린 '악마를 보았다'는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이병헌, 5년 만에 컴백하는 최민식이라는 드림팀이 모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11일 개봉한다.

황유영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송효진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 김보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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