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왕흥사지 출토 청동인물상, 석가모니 출산하는 ‘마야부인’으로 추정
정치 2014/02/20 16:2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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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화재청

[디오데오 뉴스] 충남 부여 왕흥사 터에서 마야부인으로 추정되는 청동 인물상이 발굴됐다.



20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부여 왕흥사 터 구역 가운데 강당이 있던 곳에서 지난 2013년 발굴조사 해 수습한 높이 6cm에 폭 2.5cm인 소형 청동인물상을 공개했다. 조각상의 재료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에서 비파괴 분석을 진행한 결과 구리와 주석 합금으로 판명됐다.



불교미술사학자들인 강순형 국립문화재연구소장과 강희정 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는 외국에서 몇몇 출토 사례를 비교 근거로 들면서 석가모니를 출산하는 마야 부인(摩耶夫人)이라고 주장했다.



마야부인은 불교 창시자 싯다르타 고타마의 어머니로, 석가족(族)의 딸로서 가비라바소도의 성주 정반왕(淨飯王)의 왕비가 되어 45세에 싯다르타를 잉태했다. 전설에 따르면 출산을 위해 친정으로 가던 중, 동산에 이르러 오른팔로 나뭇가지를 잡자 겨드랑이 밑을 뚫고 석가가 탄생했다고 한다. 싯타르타 출산 후 7일만에 숨을 거뒀다고 전해진다.



강 소장은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 소장 2~3세기 간다라시대 마야상이나 네팔국립박물관 소장 다른 간다라시대 출산하는 마야상, 그리고 5세기 무렵 북위시대 작품인 윈강석굴 제6굴의 마야상, ‘동위 무정(武定) 4년(546)’이 새겨진 불상과 광배의 마야상, 일본 호류지 소장 7세기 무렵 마야상과 비교할 때 현재로서는 석가를 출산하는 마야상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소 측은 “이와 비슷한 인물상은 출토 사례가 없고 고려시대 문화층 최하층에서 출토됐기 때문에 고려시대 이전에 제작됐다고 할 수 있다”면서 “왕흥사가 창건된 백제시대 유물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석가모니를 출산하는 마야부인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자세와 발밑까지 내려오는 주름치마를 입은 복식은 국내에서 출토된 사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왕흥사지는 577년 백제 위덕왕이 봉안한 사리장엄이 출토된 사찰 유적으로 최근 강당지와 동·서 건물지 등의 규모와 내부구조, 축조과정 등이 확인됐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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