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원공사, 러시아 소나무 사용해 “국보 1호에 수입산이 웬 말?”
정치 2013/12/13 16:4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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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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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벌채된 금강송 수송하는 헬기

[디오데오 뉴스] 숭례문 복원 과정에서 수입산 러시아 소나무가 쓰인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 13일 시사저널은 경찰 핵심 관계자의 말을 빌려 지난 11월 경찰은 숭례문 기둥 일부가 러시아 산으로 제작됐다는 제보를 받아 비공개 수사에 착수했고 조사 과정에서 관련자 진술이 확보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의하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극비리에 착수에 들어갔고 숭례문 복원 공사 당시 우리나라 금강송(금강형 소나무)이 보관·건조되던 경복궁 내 부재보관소에 설치된 CCTV 영상 화면을 확보해 분석 작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에 ‘수입산’ 러시아 소나무가 쓰인 점은 정통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 특히 복원 당시 금강송이 부족했던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쓰인 점은 의문을 자아낸다.



현재 숭례문에 사용된 러시아 소나무가 몇 개인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숭례문 기둥에 이미 단청(丹靑)이 칠해져 있기 때문에 맨눈으로 구분하는 것이 힘들고 레이저 확인도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의 소견이다.



유전자와 나이테를 분석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드릴로 기둥에 구멍을 뚫어야 하므로 만약 러시아 소나무가 아닌 금강송으로 밝혀진다면 ‘국보 1호’ 숭례문을 훼손하게 된다는 점에서 시도가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12월 중순까지 확인된 것은 3~4개로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늘어나고 있다”며 “최소 7~8개 정도가 쓰인 것으로 추정 중”이라고 밝혔다.



금강송이 아닌 수입산 러시아 소나무로 대체된 이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숭례문에 쓰인 금강송 기둥의 경우 개당 5,000만 원대로 비싸다. 이에 비해 러시아산은 그 100분의 1 수준인 50만 원에 불과하다”며 “누군가 복원 과정 중 금강송을 러시아산으로 바꿔치기해 다른 곳으로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라진 금강송의 소재도 파악되지 못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2월 초부터 당시 복원 작업을 벌였던 문화재청과 숭례문 복구 감리단, 시공사 관계자 등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사건 전모가 확인되면 관련자 전원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며 “신응수 대목장도 소환 대상자 가운데 한 명”이라고 밝혔다.



복원 공사를 마친 후 지난 5월 일반 공개됐으나 건조 시 뒤틀림 현상을 보이는 등 부실 공사 논란으로 다시 문을 닫은 숭례문. 총 27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금강송이 아닌 수입산 러시아 소나무로 지어진 것이 확인되면 숭례문을 허물고 다시 복원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 큰 파문이 예상된다.



한편, 경찰 측은 내년 1월 중순경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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