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노무현 부패혐의에 쫓겨 자살”…그를 추모했던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
정치 2012/11/15 00:23 입력 | 2012/11/15 00: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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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눈물.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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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인제 의원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부패혐의에 쫓겨 자살했다”고 한 발언에 대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이 발언은 13일 세종시에서 개최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 의원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가운데 언급됐다. 그는 문 후보에 대해 “야당의 한 사람, 오직 정치적 경험은 대통령 비서라는 것밖에 없다. 자기가 모시던 대통령이 부패혐의에 쫓겨 자살했다. 정치적으로 그 사람은 영원히 죄인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한 것이다.



원래 대선에서 상대 후보에 대해 공세를 펼치는 것은 익숙한 일이다. 허나 문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이 많은 국민들에게 이미 고인이 된 그를 모욕하는 것처럼 들린 것이다. 일부 보수층은 이에 대해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허나 사실여부를 떠나 고인이 된 대통령을 이용해 공세를 펼치는 행위가 과연 득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리고 이 의원의 이번 발언이 대통합을 외치던 박 후보의 행보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였던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의 발언이 국민들로 하여금 불과 얼마 전에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고개를 숙였던 박 후보의 진심을 의심케 하고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죽음을 이용해 비판을 당한 문제인 캠프는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허영일 부대변인은 “고인을 매도하는 망언을 서슴지 않으니 누가 제정신으로 보겠는가”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또한 김현 대변인도 “고인의 죽음마저 매도해야 하는지 인간적 비애를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노무현 재단은 아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논평을 통해 “철새정치인 이인제는 더러운 입 다물고, 박근혜 후보는 사과하라”고 한 것이다.



이어서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정치적 막말의 수준을 넘어 인륜을 저버린 망언이며, 노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했던 수많은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로지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욕심으로 13번이나 당적을 바꾸고,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에게 막말을 내뱉는 이 의원의 부끄러운 행태와 패륜에 분노를 넘어 서글픔을 느낀다.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안다면, 이 의원은 더 이상 국민에게 모욕을 주지 말고 사과한 뒤 입을 다물기 바란다”며 자숙을 촉구했다.



게다가 박 후보를 겨냥 “불과 두 달여 전 국민통합을 내세우며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박근혜 후보는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에게 망언을 일삼는 자들을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게 `박근혜식 국민통합`이냐”고 꼬집기도 했다.



결국 이 대표의 ‘노무현 부패 자살’ 발언은 새누리당의 막말논란을 부채질함과 동시에 진보층을 더욱더 결집시키기는 계기가 됐다. 이로써 이번 논란이 박 후보의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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