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특집] 아직도 진행중인 저축은행 사태, 불안이 키운 당연한 결과
기타 2011/06/09 11:57 입력
필자의 절친한 친구 중에는 주거래은행을 저축은행으로 지정하고 가계의 목돈을 맡긴 이가 하나 있다. 그가 얼마 전 필자와 약속이 있어 만난 자리에서 그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아직 자신이 돈을 맡긴 곳에는 별 얘기가 없지만 또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 아닌가. 온 집안 신경이 그에 쏠렸다"는 말이다.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저축은행에 대한 인식이 2라운드에 접어든 모양새다. 업계 20위권에 속해있는 비교적 거대규모의 프라임저축은행이 검찰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해들은 고객들이 대거 예금을 인출해가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며칠 전부터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검찰이 포착했다는 정황은 대주주에게 법적한도를 초과해 대출을 해 준 점이다. 불과 얼마 전 부산저축은행 계열과 보해저축은행에서 일어난 대규모 부실사태 때문에 현재까지 큰 홍역을 앓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조금이라도 흠이 잡혔다 싶으면 들불처럼 번질 기세다.
하지만 프라임저축은행 측은 이에 대해 해당 내용을 보도한 동아일보가 허위보도를 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건전성을 더 도드라지게 주장하고,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정정요청과 법적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저축은행이라는 존재는 사실 양날의 검과 같다. '국민대중의 비교적 영세한 저축성 예금을 흡수하는 금융기관'이라는 사전적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때문에 지역 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단시간에 목돈을 만들고자 대거 고객으로 가입하는 편이다. 과거 '상호신용금고'라는 이름이 붙던 시절부터 있던 이런 인식이 현재까지 굳어져 있다.
하지만 그만큼 불안하다는 단점이 발목을 잡는다. 은행을 설립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금이 들고, 이 때문인지 시중은행과는 달리 법적으로 사적인 소유가 가능한 금융기관이다. 고양이가 부뚜막의 주인 행세를 하고, 집 주인은 그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고나 할까.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부실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기 직전, 대주주나 설립자와 관련된 이들이 마음대로 예치한 돈을 인출해놓아 발을 뺐고, 이 때문에 위에 말한 고객들은 그대로 피해자의 입장이 되어 버렸다. 마음대로 어떻게든 손댈 수 있는 헛점과 불안정성이 만들어낸 사태다.
일부 저축은행들의 노골적인 주주 편의 봐주기만큼이나 눈꼴시려운 모습을 보인 곳이 또 하나 있다. 이를 감독하고 관리해야 할 금융감독원도 하나의 복마전이었다는 사실은, 결국 공직사회에 대한 더 깊은 불신과 냉소를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옛말이 있다. 프라임저축은행을 보면서도 고객들이 보여준 행동은 일견 너무도 당연하다. 지금도 법원 앞에서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눈 뜨고 당해버린 현실에 울고, '그들만의 협의'로 자신들의 목소리가 배제될 것이라는 현실에 또 운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저축은행에 대한 인식이 2라운드에 접어든 모양새다. 업계 20위권에 속해있는 비교적 거대규모의 프라임저축은행이 검찰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해들은 고객들이 대거 예금을 인출해가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며칠 전부터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검찰이 포착했다는 정황은 대주주에게 법적한도를 초과해 대출을 해 준 점이다. 불과 얼마 전 부산저축은행 계열과 보해저축은행에서 일어난 대규모 부실사태 때문에 현재까지 큰 홍역을 앓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조금이라도 흠이 잡혔다 싶으면 들불처럼 번질 기세다.
하지만 프라임저축은행 측은 이에 대해 해당 내용을 보도한 동아일보가 허위보도를 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건전성을 더 도드라지게 주장하고,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정정요청과 법적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저축은행이라는 존재는 사실 양날의 검과 같다. '국민대중의 비교적 영세한 저축성 예금을 흡수하는 금융기관'이라는 사전적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때문에 지역 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단시간에 목돈을 만들고자 대거 고객으로 가입하는 편이다. 과거 '상호신용금고'라는 이름이 붙던 시절부터 있던 이런 인식이 현재까지 굳어져 있다.
하지만 그만큼 불안하다는 단점이 발목을 잡는다. 은행을 설립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금이 들고, 이 때문인지 시중은행과는 달리 법적으로 사적인 소유가 가능한 금융기관이다. 고양이가 부뚜막의 주인 행세를 하고, 집 주인은 그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고나 할까.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부실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기 직전, 대주주나 설립자와 관련된 이들이 마음대로 예치한 돈을 인출해놓아 발을 뺐고, 이 때문에 위에 말한 고객들은 그대로 피해자의 입장이 되어 버렸다. 마음대로 어떻게든 손댈 수 있는 헛점과 불안정성이 만들어낸 사태다.
일부 저축은행들의 노골적인 주주 편의 봐주기만큼이나 눈꼴시려운 모습을 보인 곳이 또 하나 있다. 이를 감독하고 관리해야 할 금융감독원도 하나의 복마전이었다는 사실은, 결국 공직사회에 대한 더 깊은 불신과 냉소를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옛말이 있다. 프라임저축은행을 보면서도 고객들이 보여준 행동은 일견 너무도 당연하다. 지금도 법원 앞에서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눈 뜨고 당해버린 현실에 울고, '그들만의 협의'로 자신들의 목소리가 배제될 것이라는 현실에 또 운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뉴스&핫이슈! 디오데오(www.diodeo.com)
Copyrightⓒ 디오데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