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성추행범 의대생이라니" 신상털기 희생양 결국 네티즌 고소
정치 2011/06/06 16:29 입력 | 2011/06/06 16: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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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명문대 의대생들의 동기 여학생 성추행 사실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신상털기'로 인해 사건과 무관한 피해자가 오해를 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4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한 건의 신고가 접수되었다. 이 학교 의대생 중 용의자로 오인된 3학년 박 모씨(25)가 자신의 실명을 공개한 네티즌 20여명을 처벌해 달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일부 누리꾼은 성추행 사건이 알려진 직후 이 학교 학사지원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 명단을 입수하고 3일 이른바 ‘신상털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누리꾼들은 신상 털기 과정에서 실제 피의자 1명과 학번이 같고 성씨도 같은 ‘죄 없는’ 박씨를 포착했고, 감정에 치우친 나머지 별다른 확인 과정 없이 ‘죄 없는’ 박씨의 실명과 미니홈피 주소 등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4학년 박 모(23)씨일 것으로만 알았던 것.



어설픈 근거를 대며 추측한 '신상털기'는 결국 엄한 사람을 괴롭게 만들고 말았다. 이 학교 의대생 4학년은 총 140여 명이며 이 중 박 씨 남성인 사람은 10명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사건 당일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피의자보다 나이도 두 살 많다. 하지만 박씨는 ‘신상 털기’ 여파로 이날 하루 종일 지인들과 학교 선후배·교수에게서 “네가 한 것이 맞느냐”는 확인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박씨는 급기야 이날 오후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조금 지나면 아니라고 밝혀질 거라는 생각에 그냥 뒀지만 시간이 갈수록 악성 글이 끊이질 않는다. 자제해 달라”는 글을 올렸지만 사태는 손쓸 겨를도 없이 퍼져나갔다.



이를 참다못한 박씨는 4일 자신의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한 네티즌 20여명의 정황을 입수해 이들을 신고해 달라고 의뢰하기에 이른 것이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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