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색 신호등 철회, 국민 얕잡아보는 정책에 대한 견제의 승리
기타 2011/05/17 11:56 입력 | 2011/05/17 11:57 수정

이런 생경한 풍경은 두 달도 채 가지 못하고 사라지게 될 예정이다(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3색신호등 홍보배너, 홍보와 설치에만 10억원의 예산이 낭비되었다

조현오 청장은 일단 한발 물러났지만, 언제 또 '뒤통수 치는' 발언과 정책을 내놓을지 항상 견제할 필요성이 생겼다.
광화문 네거리 앞에도, 덕수궁 앞 신호등에도 아직 화살표 신호등은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설명만 복잡해졌고 해야 할 말은 많아졌다.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그 화살표들이 조만간 사라진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16일 발표를 통해 "3색 화살표 신호등 확대 설치를 보류하고, 시간을 갖고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다시 의견을 묻는다 해도 사람들의 의견이 금새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미 조 청장 스스로가 그런 생각으로 한 발언도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발표를 두고 크고작은 언론들은 이를 "언론의 승리"로 끌어들이려는 부분이 보인다. 언론은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존재 가치가 없다. 이를 계기로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끌어내려는 모습이 보인다.
어떤 한 이슈를 두고 정부나 기업의 입장에 서서 논조를 보이다 보면 독자의 입장인 일반 시민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이것이 자신들에게도 딱히 이득될 것이 없다고 이제야 생각한 탓일까. 아니면 정말 순수하게 사안만 놓고 바라봤을 때 "이건 우리가 보기에도 너무 아니다"라고 느껴져서일까. 어찌되었던 이번 정책에 대해서는 시민들과 언론들 모두 한 목소리로 당국을 성토했다.
정말 시행 전부터 내내 언론들은 경찰당국을 괴롭도록 쫓아다녔다. 아닌게아니라 실제로 이로 인한 사고사례들까지 나오고 나니 더이상 못 배겨내겠다는 판단이 경찰 입장에서는 섰을 것이다.
"2년간을 준비했지만 절반 가량의 시민들이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는 것은 정책 홍보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발언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홍보자료를 보고 나서 아예 모르겠다거나 이게 뭐하는 짓이냐는 소리부터 대번에 나왔으면 할 말은 다 한 것이다.
조 청장이 철회(공식적으로는 '전면보류'라는 말을 쓴다지만)발언을 하면서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 정챙 형성단계부터 국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는데, 이 말만 놓고 봤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계속 추진할 수 없다”는 말이 눈에 걸린다. 조 청장은 3색 신호등체계를 두고 끝까지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좋은 정책을 모르는 우매한 사람들이라고 아직도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철회'라고 언론들은 사실상 결론지었지만 조 청장은 스스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현재 설치한 곳은 철거하고 추가 설치를 보류하겠다는 말로 옹졸한 자존심을 끝내 유지하려 했다.
조 청장은 정식 직함을 갖기 전인 2010년 3월 경 때마침 터진 천안함 사건에 대해 "유가족들이 소·돼지처럼 격의 없이 울부짖었다"는 발언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런 발언을 바탕으로 유추해본다면 일국의 경찰 총수라는 사람이 일반 국민을 보는 자세가 어떤지를 알 수 있다.
경찰 당국의 이번 결단을 사람들이 반기고 있지만, 차후 이러한 마인드에서 발휘되는 또 어떤 다른 것들이 시민들의 삶에 뜬금없는 걸림돌로 작용할 지 모르는 일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시민과 언론들은 더욱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3색신호등 철회'는 나름의 여러 의미를 지니는 대목이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조현오 경찰청장이 16일 발표를 통해 "3색 화살표 신호등 확대 설치를 보류하고, 시간을 갖고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다시 의견을 묻는다 해도 사람들의 의견이 금새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미 조 청장 스스로가 그런 생각으로 한 발언도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발표를 두고 크고작은 언론들은 이를 "언론의 승리"로 끌어들이려는 부분이 보인다. 언론은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존재 가치가 없다. 이를 계기로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끌어내려는 모습이 보인다.
어떤 한 이슈를 두고 정부나 기업의 입장에 서서 논조를 보이다 보면 독자의 입장인 일반 시민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이것이 자신들에게도 딱히 이득될 것이 없다고 이제야 생각한 탓일까. 아니면 정말 순수하게 사안만 놓고 바라봤을 때 "이건 우리가 보기에도 너무 아니다"라고 느껴져서일까. 어찌되었던 이번 정책에 대해서는 시민들과 언론들 모두 한 목소리로 당국을 성토했다.
정말 시행 전부터 내내 언론들은 경찰당국을 괴롭도록 쫓아다녔다. 아닌게아니라 실제로 이로 인한 사고사례들까지 나오고 나니 더이상 못 배겨내겠다는 판단이 경찰 입장에서는 섰을 것이다.
"2년간을 준비했지만 절반 가량의 시민들이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는 것은 정책 홍보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발언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홍보자료를 보고 나서 아예 모르겠다거나 이게 뭐하는 짓이냐는 소리부터 대번에 나왔으면 할 말은 다 한 것이다.
조 청장이 철회(공식적으로는 '전면보류'라는 말을 쓴다지만)발언을 하면서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 정챙 형성단계부터 국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는데, 이 말만 놓고 봤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계속 추진할 수 없다”는 말이 눈에 걸린다. 조 청장은 3색 신호등체계를 두고 끝까지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좋은 정책을 모르는 우매한 사람들이라고 아직도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철회'라고 언론들은 사실상 결론지었지만 조 청장은 스스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현재 설치한 곳은 철거하고 추가 설치를 보류하겠다는 말로 옹졸한 자존심을 끝내 유지하려 했다.
조 청장은 정식 직함을 갖기 전인 2010년 3월 경 때마침 터진 천안함 사건에 대해 "유가족들이 소·돼지처럼 격의 없이 울부짖었다"는 발언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런 발언을 바탕으로 유추해본다면 일국의 경찰 총수라는 사람이 일반 국민을 보는 자세가 어떤지를 알 수 있다.
경찰 당국의 이번 결단을 사람들이 반기고 있지만, 차후 이러한 마인드에서 발휘되는 또 어떤 다른 것들이 시민들의 삶에 뜬금없는 걸림돌로 작용할 지 모르는 일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시민과 언론들은 더욱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3색신호등 철회'는 나름의 여러 의미를 지니는 대목이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뉴스&핫이슈! 디오데오(www.diodeo.com)
Copyrightⓒ 디오데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