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훈련병 행군 후 사망, 열이 끓는데 빼주지도 않았다
정치 2011/05/12 11:46 입력 | 2011/05/12 11:50 수정

특정 사실과 무관함
현역 1급으로 입대한 육군 훈련병이 고열을 앓는 상태에서 야간 행군 훈련에 투입됐다가 급성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해당 유가족은 현재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 중이다.
12일 육군 등에 따르면 논산 육군훈련소 30연대 소속 노 모(23) 훈련병은 지난달 22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10까지 20㎞ 완전군장 행군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한 뒤 37.9도의 고열 증세를 보여 오전 3시40분쯤 연대 의무실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처방받은 약이라곤 고작 해열제인 '타이레놀' 2정 뿐. 이조차도 군의관이 아닌 의무병이 처방했다.
그 뒤 내무실에서 취침을 했지만 상태가 악화되자 훈련소 측은 낮 12시 20분쯤 육군훈련소 지구병원으로 노 훈련병을 후송했다.
외부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지구 병원 측은 오후 3시 30분쯤 건양대학교 병원으로 옮겼으나 노 훈련병은 다음날인 24일 오전 7시께 숨졌다.
당초 추정 사인은 폐혈증에 따른 급성호흡곤란 증후군이었다. 이 대목에서 유족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노 훈련병의 아버지(52)는 "고열을 호소할 때 후송했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밀 사인분석 결과 당초 추정과 다르게 뇌수막염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추정한 사인이 뇌수막염에서 비롯된 것임이 밝혀진 것이다. 잠복기가 수일에 불과할 정도로 진행이 급작스런 뇌수막염의 특성을 고려하면 입대 후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키 173㎝, 몸무게 70㎏의 다부진 체격으로 현역 1급 판정을 받은 노 훈련병은 입대 전 특별한 병을 앓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뇌수막염 판단 여부를 당장 알지 못했다 할지라도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고열 증세를 보이는 인원을 끝내 환자로 분류 조차 하지 않았다는 훈련소 측의 조치가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훈련소 측은 "노 훈련병은 자발적으로 행군에 참가하겠다고 했다. 강요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저 자발적인 의지가 있었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힘없는 훈련병이 선뜻 훈련에 빠지겠다고 나서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노 훈련병의 죽음은 군 내부의 억압적 분위기와 허술한 의료 체계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12일 육군 등에 따르면 논산 육군훈련소 30연대 소속 노 모(23) 훈련병은 지난달 22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10까지 20㎞ 완전군장 행군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한 뒤 37.9도의 고열 증세를 보여 오전 3시40분쯤 연대 의무실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처방받은 약이라곤 고작 해열제인 '타이레놀' 2정 뿐. 이조차도 군의관이 아닌 의무병이 처방했다.
그 뒤 내무실에서 취침을 했지만 상태가 악화되자 훈련소 측은 낮 12시 20분쯤 육군훈련소 지구병원으로 노 훈련병을 후송했다.
외부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지구 병원 측은 오후 3시 30분쯤 건양대학교 병원으로 옮겼으나 노 훈련병은 다음날인 24일 오전 7시께 숨졌다.
당초 추정 사인은 폐혈증에 따른 급성호흡곤란 증후군이었다. 이 대목에서 유족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노 훈련병의 아버지(52)는 "고열을 호소할 때 후송했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밀 사인분석 결과 당초 추정과 다르게 뇌수막염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추정한 사인이 뇌수막염에서 비롯된 것임이 밝혀진 것이다. 잠복기가 수일에 불과할 정도로 진행이 급작스런 뇌수막염의 특성을 고려하면 입대 후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키 173㎝, 몸무게 70㎏의 다부진 체격으로 현역 1급 판정을 받은 노 훈련병은 입대 전 특별한 병을 앓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뇌수막염 판단 여부를 당장 알지 못했다 할지라도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고열 증세를 보이는 인원을 끝내 환자로 분류 조차 하지 않았다는 훈련소 측의 조치가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훈련소 측은 "노 훈련병은 자발적으로 행군에 참가하겠다고 했다. 강요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저 자발적인 의지가 있었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힘없는 훈련병이 선뜻 훈련에 빠지겠다고 나서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노 훈련병의 죽음은 군 내부의 억압적 분위기와 허술한 의료 체계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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