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탓" 대지진 유언비어, 관동 대학살 망령 되살아나나
경제 2011/03/26 14:22 입력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이 유언비어가 확산되는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사히신문이 26일 보도에 따르면. 미야기(宮城)현 경찰에 접수된 괴소문 신고 건수가 하루 500∼1천건의 신고가 달하고 있지만 대부분 목격자의 착각이라는 분석이다.



온라인공간에서는 '폭동이 이미 발생했다'거나 '20∼30건의 강도살인 사건이 있었다고 들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져 있는 상태이다.



센다이시에 자원봉사차 온 한 남성은 "아는 사람과 아내에게서 '외국인 절도단이 있다'거나 '강간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국내에서도 괴소문으로 퍼진 바 있는 '내일 내리는 비에 방사성 물질이 섞여 있기 때문에 절대 맞으면 안된다'는 메시지나 '혼란을 막고자 정부는 공개발표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는 등의 소문들도 피난민의 마음을 동요시키는 등 여러 경로로 다양한 내용의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급기야 미야기현 경찰당국은 지난 25일 센다이(仙台)시 소재 초등학교 등에 설치된 대피소를 방문해 전단을 나눠주며 피난민에게 "소문에 휘둘리지 않는 냉정한 대응"을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교민사회도 이번 소문의 확산이 달갑지 않다. 대지진으로 인한 조선인 대학살(관동대학살) 때문이다.



1923년 발생한 간토대지진 직후 '재일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탔다'는 당시 일본 군부가 퍼뜨린 조직적 유언비어 때문에 수천 명이 집단 학살당했던 아픈 역사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한 교포는 "절도 사건 등 좋지 않은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며 "인터넷상에서는 그러한 일이 마치 재일 한국인이나 중국인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도 있다"고 우려했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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