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단일화 승리에도 안철수 지지층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이유
정치 2012/11/26 03:50 입력 | 2012/11/26 04: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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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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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후보등록을 하면서 사실상 ‘양자대결’형국이 됐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단일후보로 문 후보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허나 안 후보의 지지층이 문 후보에 대해 곱지만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단일화 과정에서 문 후보와 그의 캠프가 보여준 불공정한 행보의 영향으로 보인다.



먼저 안 후보가 ‘단일화’를 선언하던 때부터 불공평한 경쟁은 시작됐다. 그 시점 상대적으로 안 후보에게 뒤지던 문 후보의 지지율이 안 후보의 ‘단일화’선언 이후 급상승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민주당의 ‘세몰이’다. 전국각지에서 문 후보를 향한 지지선인이 잇따르면서 그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다. 두 번째는 진보진영의 기득권과 손잡은데 실망한 안 후보 지지층의 이탈이다. 기존 여야당을 기득권이라고 규정하고 혁신을 내세워 왔던 안 후보가 ‘대선승리’를 위해 자신의 가장 큰 슬로건을 수정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문 후보는 야권의 대표주자임을 내세우며 안 후보의 ‘정치쇄신’ 요구를 포용하는 미덕을 보여주고 ‘단일화 방식 양보’라는 수를 던진다. 물론 이는 그의 지지율 상승세를 부채질했다.



이와 관련, 문 후보의 ‘단일화 방식 양보’라는 것도 사실상 안 후보 측에 전혀 득 될게 없는 것이었다. 안 후보에게 유리한 방식을 선택하게 되면 역효과만 날게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 후보가 처음 내놓은 방식은 문 후보의 반대에 부딪히고 여론만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끝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사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여론조사 세부사항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안 후보가 마지막까지 ‘적합도’라는 문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그 문구가 ‘두 후보 중 누가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한가’를 묻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게 된 계기는 ‘정치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었지 야권지지층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중도층을 중심으로 기존 여야당에 염증을 느낀 인원들이 대다수였다. 이 때문에 안 후보가 ‘야권의 대표주자’에 적합하냐는 사항을 끝까지 수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안 후보의 복잡한 속내는 사퇴발표 선언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입니다”라고는 했다. 허나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루어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합니다”라고도 했다. 이처럼 그가 꿈꾸던 새 정치에 민주당 문 후보가 포함된 것이라고 보기는 애매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야권2인방의 일부 지지자들은 이미 문 후보를 비판하며 오히려 박 후보에게로 관심을 돌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새누리당은 이런 지지이탈층을 흡수하기 위해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당의 행보를 맹비난하고 나선 상태다.



이에 문 후보도 서둘러 안 후보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해 나섰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모든 세력, 후보단일화를 염원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국민연대를 이루고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함께하는 통합의 선거진용을 갖추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또한 “정권교체 후에도 함께 연대해 국정운영을 성공시켜 나가는 개혁과 통합의 기반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안 후보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무래도 그의 움직임이 지지층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선도 역시 여야 양자구도, 보수 대 진보의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대선레이스에 보수도 진보도 아닌 ‘개혁’을 내세우며 등장했던 안 후보가 진보와의 단일화과정에서 결국 자진 퇴장했기 때문이다. 단일화 대결에서 문 후보는 ‘양보’를 내세우며 승기를 잡았지만, 사실상 가장 큰 양보를 한건 진보진영의 기득권과 동맹을 하겠다고 선언한 안 후보였다. 게다가 국민들은 그 모든 과정을 면밀히 지켜봤다. 그렇기 때문에 문 후보는 그들의 눈치를 살피며 마음을 잡기위해 더더욱 노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동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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