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문재인, 대선후보 등록으로 양자대결 돌입…안철수 지지층의 향방은?
정치 2012/11/26 01:42 입력 | 2012/11/26 02: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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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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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대통령후보 3인방 중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전격 사퇴했다. 이어서 25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후보등록을 하면서 사실상 이번 대선은 ‘양자대결’의 형국이 됐다. 이에 ‘무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지지율을 자랑했던 안 후보 지지층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그들은 문 후보에게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평면적으로만 보면 안 후보가 사퇴직전까지 문 후보와 ‘단일화’하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비록 안 후보의 사퇴로 진정한 화합이라고 보기는 힘들게 됐지만, 그들은 아직도 일종의 ‘동맹’관계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문 후보에게 갈 것이라고는 단언하기 힘들다. 이와 관련, 안 후보가 사퇴발표 도중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입니다”라고는 했다. 허나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루어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합니다”라고 한 것처럼 그가 꿈꾸던 새 정치에 민주당 문 후보가 포함된 것이라고 보기는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애초에 어떻게든 단일화 협상을 매듭짓고 정당한 절차에 따라 하나가 된 것이 아니라, 결국은 룰 협상 실패로 인한 안 후보의 ‘포기’였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포기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단일화를 두고 협상하던 민주당이 아주 공정했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상대적으로 안 후보에게 뒤지던 문 후보의 지지율은 안 후보의 ‘단일화’선언 이후 급상승 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전국각지에서 문 후보를 향한 지지선인이 잇따른 것인데, 이는 일종의 ‘세몰이’였다.



그런 바람을 타고 문 후보는 야권의 대표주자임을 내세우며 안 후보의 ‘정치쇄신’ 요구를 포용하는 미덕을 보여주고, ‘단일화 방식 양보’라는 대범한 결정을 내린다. 물론 이는 그의 지지율 상승세를 부채질 하게 된다. 반면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라는 명분을 명확하게 밝히며 ‘승리’를 외치던 안 후보의 모습은 대중들에게 조금은 고집스럽게 비춰지고 결국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게 된다.



게다가 문 후보의 ‘단일화 방식 양보’라는 것도 실제로는 안 후보 측에 전혀 득 될게 없는 것이었다. 안 후보에게 유리한 방식을 선택하게 되면 역효과만 날게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 후보가 처음 내놓은 방식은 문 후보의 반대에 부딪히고 여론만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끝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사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여론조사 세부사항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안 후보가 마지막까지 ‘적합도’라는 문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그 문구가 ‘두 후보 중 누가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한가’를 묻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게 된 계기는 ‘정치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었지 야권지지층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를 지지하는 계층은 중도층을 중심으로 기존 여야당에 염증을 느낀 인원들이 대다수였다. 이 때문에 안 후보가 ‘야권의 대표주자’에 적합하냐는 사항을 끝까지 수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야권2인방의 일부 지지자들은 이미 민주통합당을 비판하며 오히려 박 후보에게로 관심을 돌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새누리당은 이런 지지이탈층을 흡수하기 위해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당의 행보를 맹비난하고 나선 상태다.



이에 문 후보도 서둘러 안 후보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해 나섰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전 후보가 갈망한 새 정치의 꿈은 우리 모두의 꿈이 됐다”면서 “그 힘으로 정권교체와 새 시대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한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모든 세력, 후보단일화를 염원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국민연대를 이루고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함께하는 통합의 선거진용을 갖추겠다”면서 “정권교체 후에도 함께 연대해 국정운영을 성공시켜 나가는 개혁과 통합의 기반이 되도록 하겠다”며 아주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안 후보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무래도 그의 움직임이 지지층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선도 역시 여야 양자구도, 보수 대 진보의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대선레이스에 보수도 진보도 아닌 ‘개혁’을 내세우며 등장했던 안 후보가 결국 자진퇴장했기 때문이다. 허나 국민들은 그 모든 과정을 면밀히 지켜봤다. 얽히고설킨 복잡한 상황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들의 향방이 예측불가능 한 것이다.





김동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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