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나무' 연기고수들의 미친 연기력
문화 2011/10/20 20:11 입력 | 2011/10/20 22: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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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방송 캡쳐

19일에 방송된 ‘뿌리깊은 나무’ 5화 에서 주인공 한석규와 장혁을 비롯해 윤제문, 조진웅 등 내로라하는 연기 고수들의 연기 대결이 펼쳐졌다. 한때 아역 연기자들의 연기력 논란 때문이었을까? ‘뿌리깊은 나무’의 성인배우들의 연기는 한층 돋보였다.



사극연기는 긴 대사와 고함소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사극배우에게 연극적 발성은 필수다. MBC 드라마 ‘계백’에서 한지우가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것도 호흡적인 요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사극연기가 많지 않았던 한석규라는 카드는 의외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한석규 달랐다. 한석규는 사극에서는 드물게 편안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전통 사극에서 필요한 연극적 발성은 자연스러운 연기도 경직된 연기처럼 보여지게 된다. KBS 대하사극 드라마들을 보더라도 하나 같이 비슷한 톤, 비슷한 스타일의 경직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연극적 발성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석규는 한 발 더 나아간다. 이렇게 자유롭게 호흡을 하는 배우는 사극에서 처음 볼 정도로 새로운 사극 연기기법을 선사해주고 있다. 대신들에게 강력한 호통을 친 부분은 어느 정통사극 못지않은 긴장감을 유발하며, 5화에 방송 되었던 똥지게 장면은 왕을 연기하는 배우인가 싶을 정도로 호흡을 놓아버리고 연기를 하여 ‘과연 한석규’임을 증명했다.



또 다른 주인공 장혁은 이번 작품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작 '추노'에서 보여주었던 호흡을 순식간에 바꾸는 연기와 폭발적인 감정표현을 한층 더 자연스럽게 발산했다.



가리온(윤제문 분)은 연기를 대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툭툭 내뱉는 대사는 대충 연기한 느낌이 나지만 전혀 어색함 없이 리얼리티를 살려주고 있다. 주인공도 아니고 키를 쥔 역할도 아니지만 이 작품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배우임에 틀림이 없다.



조진웅은 조선제일의 검 무휼 연기를 위해 다이어트에 성공하여 많은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극중 조선 제일 검들과의 대결 씬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면서 그 장면의 모든 포커스를 자신에게 집중 시켰고, 강채윤(장혁)을 의심하는 장면에서의 눈빛연기는 극에 달했다.



원래 '기가 센 배우들 끼리는 안 붙인다' 라는 속설이 있다. 배우라면 누구에게나 가지고 있는 연기 욕심이 과해져 작품이 망쳐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뛰어난 연출자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이런 우려를 불식 시키며, 명품 사극으로 자리 메김하고 있다.

허상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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