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병 유서, “선후임에 인정 못받고 따돌림 당해” 범행 동기는 기수열외?
정치 2014/06/24 10:01 입력 | 2014/06/24 10: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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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

[디오데오 뉴스] GOP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탈영병이 자살시도 이전 작성한 유서가 일부 공개됐다.



21일 강원 고성군 간성읍 장신리 동부전선 최전방 22사단 GOP(일반전초) 경계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 수류탄을 던지며 k-1 소총을 난사하는 등 총기 난사 사건을 벌인 후 도주한 임 병장이 지난 23일 옆구리에 총격 자살시도 후 생포됐다.



자살시도 이전 임 병장은 군 당국과 대치 상태에서 펜과 종이를 요구해 유서를 남겼다. 유서 안에는 ‘선임(先任)과 후임(後任)들로부터 인정을 못 받고 따돌림을 당해 부대 생활이 힘들었다. (희생자)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겨 범행 이유가 ‘기수열외’였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기수 열외란, 군대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며 선임뿐만 아니라 동기에게 무시 받고 후임에게도 선임 대접을 받지 못하는 등 정식 기수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가리킨다.



소총으로 자해를 시도한 임 병장은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고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그는 회복되는 대로 헌병대 조사 뒤, 군검찰로 이송돼 기소와 군사재판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임병장에 대한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그를 대상으로 부대원 간 가혹행위 여부 등 범행동기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며 “임병장의 진술이 나오면 해당 부대원과 지휘관들을 대상으로 그 진술의 사실 여부를 모두 가려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임병장이 말수가 적고 성격도 소심해 소대원들과 잘 어울리는 편은 아니었다. 그가 부대원들을 향해 조준 사격하고 총기를 갖고 도주해 끝까지 저항한 것으로 미뤄 우발적이라기보다는 계획적인 범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임 병장은 2012년 12월 입대해 지난해 1월 현재 부대로 전입했다. 임 병장은 지난해 4월 실시된 인성검사에서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으며 A급은 자살시도 경험자 등 병영 내 사고유발 고위험군에 속한다.



군과 대치 상황 중 임 병장의 가족들은 직접 투항 설득에 나섰지만 임 병장은 이를 거부하고 끝내 소총으로 자살시도를 벌였다. 그의 부친은 눈물을 흘리며 “다음 달이면 정기휴가에 이어 9월이면 전역을 앞둔 내 아들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라고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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