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변사체 발견, 도주 당시 작성한 자필문서 공개돼 "음모에 빠졌다"
정치 2014/07/22 10:5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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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

[디오데오 뉴스] 변사체로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도주 중 작성한 자필 문서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 밭에서 변사체가 발견돼 DNA 검사와 지문 채취 결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인 것으로 22일 경찰이 확인했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이날 순천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21일 저녁 경찰청으로부터 순천서 변사체의 DNA가 그동안 검경의 수사활동으로 확보한 유병언의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원)의 감정 결과를 구두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또 변사자의 오른쪽 집게손가락의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씨의 지문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당 변사체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정황증거도 제시됐다.



당시 변사체가 착용한 겨울용 상의 파카는 이탈리아제 고가 제품인 ‘로로피아나’이며 신발은 ‘와시바’라는 고가의 명품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또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 중 ‘ASA 스쿠알렌’ 빈병에 제조회사가 구원파 계열사로 표시돼 있고, 천 가방 안쪽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 글자가 유씨가 직접 쓴 책의 제목과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경찰이 검거에 총력을 기울였던 유병언 전 회장이 이미 40일 전 변사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한편, 유병언 전 회장의 변사체 발견 소식과 함께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유병언 전 회장의 도주 당시 자필 문서를 입수해 21일 보도했다. 이는 유병언 전 회장의 개인 비서 신 씨가 보관하고 있었으며 5월 말에서 6월 초에 작성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해당 자필 문서는 독특하게도 거울을 보고 읽어야 해석할 수 있도록 적혀있다. 이는 유 전 회장이 오대양 사건에 연루돼 4년간 옥살이를 한 뒤 고수하고 있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A4용지 31쪽의 분량의 자필 문서에는 도망자가 된 유 전 회장의 심경과 유년 시절의 회고, 자신이 음모에 빠졌다는 생각과 언론에 대한 원망 등이 적혀 있다.



메모장에는 “가녀리고 가냘픈 大(대)가 太(태)풍을 남자처럼 일으키지는 않았을 거야.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인 남자들이 저지른 바람일 거야. 과잉 충성스런 보필 방식일 거야”라고 적혀있었다.



이어 “아무리 생각을 좋게 가지려 해도 뭔가 미심쩍은 크고 작은 의문들이 긴 꼬리 작은 꼬리에 여운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유 전 회장은 대통령을 ‘大(대)’로 자주 이야기하곤 했다고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이라고 신도들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잉 충성스런 보필 방식을 직접 거론하며 세월호 사건으로 자신이 음모에 빠졌다는 심경을 토로한 뒤 권력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언론이라며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현재 자신의 도피 생활과 관련해서는 “눈 감고 팔 벌려 요리조리 찾는다. 나 여기 선 줄 모르고 요리조리 찾는다. 기나긴 여름을 향한 술래잡기가 시작됐다”며 자신을 찾을 생각이 없는 경찰을 겨냥하는 듯한 말도 적었다.



해당 문서는 마지막으로 “내 노년의 비상하는 각오와 회복되는 건강을 경축하며….”라는 글과 함께 마무리됐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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