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원 ‘우리가 남이가’ 현수막, 김기춘 비서실장 겨냥했나 “무슨 뜻?”
정치 2014/05/22 10:08 입력 | 2014/05/22 10: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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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

[디오데오 뉴스] 구원파 본원인 금수원에 걸린 현수막 ‘우리가 남이가’를 두고 그 뜻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1일 침몰 여객선 ‘세월호’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70여 명이 금수원에 진입해 8시간 동안 이들에 대한 추적 및 금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애초 검찰과 구원파의 물리적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검찰이 구원파의 ‘명예 회복’ 요청에 따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및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공식 통보를 했고, 구원파 측에서 이를 받아들여 금수원 개방이 이뤄졌다. 



내부로 진입하는 경찰에 금수원에 모인 신도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길을 내줬다. 그러나 금수원 정문에 걸려있던 현수막이 변경돼 눈길을 끌고 있다. 애초 걸려있던 현수막의 문구는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는 문구였지만, 현재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새로 걸렸다.



’우리가 남이가’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연루됐던 1992년 ‘초원복집 사건’에서 등장한 표현이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김기춘 비서실장을 포함한 여권 인사들은 선거를 앞두고 부산 초원복집에 모여 지역감정 조장들을 모의하는 등 비밀 회동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실장은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 되면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 “지역감정을 자극해 영남권 득표율을 높이자”라는 모의가 이뤄진 사실이 도청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후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따라다니게 되었다.



지난 1991년 구원파가 배후로 지목됐던 ‘오대양 사건’의 재수사 당시 법무부 장관은 김기춘 비서실장이었다. 오대양사건에서 시작된 구원파와 김기춘 비서실장의 인연이 세월호 참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구원파는 오대양 사건 재수사 이후 또다시 마주한 김기춘 실장과의 악연을 상기시키고 있다.



한편, 이러한 현수막이 현 정권에 몸담고 있는 김기춘 실장에게 오대양 사건은 무리한 수사였으니 유병언 회장 수사 역시 강도 높게 진행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즉, 유병언 회장으로부터 나온 철저히 계산된 메시지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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