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분신' 남성 사망, 뜨거운 죽음으로 전한 "안녕들하십니까"
정치 2014/01/02 10: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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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트위터 (@can************)

[디오데오 뉴스] 박근혜 사퇴와 국정원 특검 실시를 요구하며 분신자살을 시도한 남성이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 31일 서울역 고가도로 위에서 정부 비판 시위를 벌이던 이모씨(41)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1일 오전 7시 55분 전신화상으로 끝내 숨졌다.



이씨는 쇠사슬로 자신의 손 등을 묶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와 ●국가정보원의 특검을 요구하는 현수막 2개를 차도 한쪽에 내건 뒤, 자신의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현장에서 발견된 그의 수첩에는 자필로 적힌 유서가 남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민에게 2통, 가족에게 3통, 평소 도움받은 이들에게 2통으로 총 7통의 유서를 남겼다. 국민 앞으로 남긴 유서에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형식을 빌려 현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유서에서 “지난 대선 당시 정부기관의 개입으로 불법 선거가 자행됐으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진상규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불법 선거 개입을 ‘개인적 일탈’로 치부함에 따라 민주주의가 유린당하고 있다. 불법 선거에 대한 특검이 시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국민들은 주저하고 두려워하고 계시다”며 “모든 두려움은 내가 다 안고 가겠다. 국민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일어나 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해 눈길을 끈다.



경찰 측은 이씨의 자살 동기에 대해 ‘카드빚’의 채무 관계와 어머니의 병환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주민 변호사는 “형의 사업으로 이씨가 3,000만 원 상당의 빚을 떠안게 됐으나 이미 7~8년 전의 일”이라며 “이 빚 역시 모두 형이 책임지기로 결정됐기에 평소 이씨가 카드빚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씨의 죽음이 어머니의 병환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어머니는 치매 초기 증상을 앓고 있을 뿐 신체 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이씨는 평소 알아주는 효자였다. 그의 죽음이 어머니의 병환 때문이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 1일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는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강기정 민주당 의원 등 정계 인사 200여 명이 찾아와 조문했다. 이씨의 장례는 4일간 시민사회장으로 치르고 4일 서울역 광장에서 영결식을 한 뒤 광주 북구 망월동 민주묘역에 안장할 예정이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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