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원전피해지역 방문 韓中 정상에 억지로 채소 먹였다?
정치 2011/05/26 09:47 입력 | 2011/05/26 10: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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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creaders.net

지난 21일 한중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던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원전 사고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채소를 시식했던 것을 두고, 일본 정부가 사전 협의 없이 즉석에서 제안한 것으로 드러나 이를 두고 뒤늦은 외교 결례 논란이 일었다고 중화권 언론이 보도했다.



홍콩의 언론 '명보'(明報) 인터넷판은 25일자 보도에서 "당시 일본 외교 당국은 한·중 정부와의 사전 의전 협의 때도 전혀 논의가 없다가 두 정상이 피해 지역인 센다이에 도착하고 나서야 채소 시식을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본 측의 갑작스러운 요구로 한·중 두 정상은 많은 대중들이 바라보고 TV카메라가 찍고 있는 공개적인 상황에서 억지로 웃으며 농산물들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예정에 없던 제안 때문에 한국 측 안전요원들이 부랴부랴 시식할 채소들에 대해 방사선 측정을 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은 중국 측 영사관 정무과 소속인 주리궁(朱麗公)이라는 외교관이 그날 있었던 일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시식이 있었던 당일인 21일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해당 블로그 내용은 논란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삭제된 상태다.



'명보'는 또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한중 정상은 외교적인 배려 차원에서 농산물을 먹었다"고 전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한중 외교관들은 사석에서 "일본 정부가 지나쳤다. 놀림을 당하고도 말 한마디 못한 꼴"이라며 반발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총영사관 측에서는 "(블로그를 올린)개인의 견해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도 "외교부에서 직접 협상한 내용이라 영사관에서는 모르는 일이다"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또한 한국 정부 관계자도 "센다이공항에 도착하고 나서야 일본 정부 의전담당이 우리 측에 시식 관련 얘기를 처음 했다.”면서 사전 협의가 없었음을 드러냈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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