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와 서태지'만 아니었어도 이 뉴스들이 톱이었다
기타 2011/04/22 11:27 입력 | 2011/04/22 11:45 수정

100%x200

출처 - 한진해운 홈페이지 캡처, 티스토리, 온라인 커뮤니티

100%x200

출처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비정규직 노동조합 홈페이지 캡처, 서울 영등포경찰서

100%x200

출처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 강용석 의원 블로그 캡처

21일 오후 벼락같이 떠올라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든 두 명의 이름이 있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그 두 명의 비밀에 대한 수천 수만개의 보도자료들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세상은 충분히 삐걱대고 있었다. 라디오 속에서는 그의 기일(忌日)이라도 온 것마냥 그의 노래들이 한 시간에 한번 꼴로 선곡되고 있었다.



입방아 찧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더 알려진 사실은 없나'라면서 끊임없이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겠지만, 심드렁하게 충분히 냉소적인 사람들이라면 '왜 이런 일들에 내가 일희일비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이지아와 서태지가 아니었다면 충분히 어제 오후의 톱이 되었을 뉴스들은 무엇이 있었을까.



단연 BBK사건 특검팀이 시사인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으나 2심에서 패소했다는 소식이 있었을 것이다. 17대 대선정국을 둘러싸고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이 사건의 후폭풍이 3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세게 불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사건의 진실을 얼마나 더 파헤칠 수 있겠냐마는 이미 그 시작부터 깔끔하지 못했던 댓가를 조금이라도 치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믿고 있는 이야기는 '공식적'인 기록과 발표와는 너무도 반대이다.



또 하나는 그나마 결과가 다행이었던 소식이었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당할 뻔 했던 한진 텐진호의 선원들이 재빨리 대피해 지원을 요청, 전원 무사한 상태로 호위를 받으며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22일 아침까지의 이야기였고, 이지아 사건이 터질 때 쯤에는 정확한 사건 상황이 보고되지 않아 교신이 두절되어 납치가 의심된다고만 이야기가 돌고 있었다.



올 초 '아덴만 여명작전'과 선장의 총상 등으로 시끌시끌했던 삼호주얼리호 사건이 다시 터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지만 그 때의 일이 간접경험이 되었을까. 다행히도 우려하던 사태가 벌어지지 않아서 가슴을 쓸어내린 한바탕 소동이었다.



또 하나, 이번 정권 들어 참으로 빠짐없이 등장하는 '소망교회' 이야기가 있다. 올 초 소속 전현직 목사들끼리의 몸싸움으로 인해 피해자 측에서 소송을 걸었고, 이에 반발해 가해자 측은 "오히려 내가 피해자"라며 맞고소를 제기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가뜩이나 정권유착이나 사기사건 등 바깥으로부터 좋은 눈길을 받지도 못하고 있는 와중에 내부에서도 이렇게 티격태격대니 이게 무슨 신성한 공간이란 말인가. 대한민국의 기독교에 대한 선입견을 더욱 굳혀준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그 다음으로는 현대차 노조의 '정규직 세습' 논란이다.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을 마련하면서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자녀에 대해 신규채용시 우선채용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비정규직 근로자 측에서 차별에 대한 반발이 당연히 일었다.



정규직 근로자들의 특권만 부각시킨 이기적 조치라는 비난과, 결국은 근로자들끼리 싸우게 만듦으로써 사측이 좋은 일만 시킨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뒤섞였다. 아 다르고 어 다른 사람 말이 어떻게 말하고 들리고 해석되느냐에 따라 수많은 오해를 낳을 수 있음을 일깨워준 뉴스였다. 서로 헐뜯다가 사측의 어부지리로 귀결되지는 않게 마무리지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보탠다.



또 하나는 '무한도전'이 달력을 판매해 기부한 금액 중 일부를 개인용도로 멋대로 사용한 사회복지단체의 비양심적 행태가 발각되었다. '무한도전' 측은 이 단체에 4년씩이나 기부를 해왔는데 이번에 적발된 작년도분 말고도 그 이전년도에 대해서도 똑같은 횡령사례가 있을 것이라고 경찰이 짐작하고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후문이다.



법의 빈틈을 이용해 기상천외한 용도로 개인적인 일에 사용한 사례들을 보면서, 사람들 스스로가 만든 돈이라는 개념 앞에 사람의 양심이 얼마나 무력하고 돌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뉴스는 제대로 보도도 되지 않고 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21일 4대강 살리기 사업 현장에서 노동자 19명이 생명을 잃은 것에 대해 "사고다운 사고는 몇 건 없고 대부분 본인 실수에 의한 교통사고나 익사사고 등"이라고 발언한 것이다.



자신들이 주도하는 사업장에서 사람을 죽게 할 만한 요소는 전혀 없다고 딱 잡아떼는 듯한 이번 발언을 듣고 나서,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당연하고 그저 다 끝난 뒤 보상해주면 그만인 냉혹하기 그지없는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인드를 재확인하는 계기로 삼을 만하다.



아 또, 오늘 아침에 추가된 뉴스 하나. 성희롱 발언으로 문제가 된 강용석 의원의 제명이 '정족수 부족'을 핑계로 무산되었단다. 탈당까지는 시키겠는데 금뱃지를 뺏는 것까지는 차마 못하겠다는 급 동정심이라도 발휘된 것인가. 참 대단한 동료의식 나셨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뉴스&핫이슈! 디오데오(www.diodeo.com)
Copyrightⓒ 디오데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