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이적의 세 가지 걸림돌 "금액, 병역, 대표팀 위상"
스포츠/레저 2011/03/31 11:42 입력 | 2011/04/12 14: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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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축구계의 화제로 떠오른 사안은 박주영(26·모나코)의 이적설이다.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구단은 다름아닌 대표팀 동료 이청용(23)의 소속팀 볼턴 원더러스. 오언 코일 감독 차원의 발언과 구체적 금액에 대한 언급이 들어간 보도자료가 나오면서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소속팀의 강등권 위기 때문에 나름대로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박주영의 개인성적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청용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김승태 TI스포츠 사장은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했을 때 현실성이 떨어지는 스토리"라고 못박았다. 김 사장은 이청용 매니지먼트를 통해 볼튼의 사정에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째로 볼턴의 재정상태이다. 대부분의 EPL 구단들이 그렇듯 빅클럽들조차도 골머리를 싸매는 적자구조에 허덕이는 구단이다. 게다가 구단의 파이 자체가 작다. 중소규모의 재정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비록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7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볼튼은 예전부터 좋은 선수를 길러 빅클럽에 팔아 재정을 충당하는 방식을 취하는 팀이다.



거기다 큰 비용을 얻을 수 있는 선수 팔기를 못 한 탓에 적자폭이 늘었다. 지난해 말 EPL 사무국이 밝힌 볼턴의 누적 적자는 3540만파운드(630억원)에 달한다. 김 사장을 "박주영 선수가 탐나도 100억이 넘는 이적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볼턴은 이청용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한국선수에 대해 광범위한 분석 작업을 했다. 한국 선수들이 '병역'이라는 특수한 의무를 짊어지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이청용과 계약한 것 또한 특유의 재능에 더해 병역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고려됐다(이청용은 최종 학력 때문에 병역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



김 사장은 "볼턴은 선수 영입 여부를 결정할 때 추후 더 높은 몸값에 되팔 수 있을지의 여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면서 "머지 않아 군에 입대해야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데 굳이 '박주영 카드'를 집어들 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선수의 기량이 좋다 해도 병역 문제로 몇 해를 걸러야 한다는 것은 선수의 장래성에도 장애가 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외국의 선수를 위해 그런 문제를 참아줄 리는 만무하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대표팀에 자주 차출된다는 문제도 이청용의 경우를 통해 팀이 깨달은 사항이라는 것이다. 선수 풀이 광범위해 상대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수들이 대표팀에 소집되는 유럽과 달리 한국은 소수의 정예 멤버들이 A매치에 꾸준히 나서는 점이 문제다.



올해 초 볼턴은 한창 리그 순위 경쟁이 치열하던 시기에 이청용을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 떠나보냈다. 실제로 이청용이 없던 볼튼은 연패를 반복하며 순위 지키기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또 아시안컵이 끝난 직후 열린 터키와 평가전에도 이청용을 내줘 감독이 불만표출을 하기도 했다. 이는 그만큼 앞서 말했던 '팀의 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방증도 된다.



노광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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