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 사극 새 지평 열고 종영 "남긴 것은?"
연예 2010/03/26 10:47 입력 | 2010/03/26 10: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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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가 25일 종영했다. 그동안 사극의 조연에 그쳤던 '민초'들의 역사를 전면에 내세운 이 드라마는 색다른 이야기와 영상, 연기자들의 열연으로 방영 내내 화제를 몰고 다녔다. 한마디로 사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추노'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



# 이 배우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장혁-성동일 재발견



출연 배우 모두가 주인공이었고, 모두 관심을 받았지만 추노의 가장 큰 수혜자는 대길을 연기한 장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양반이지만 노비인 언년이(이다해)를 사랑하고 평생 그리워하며 노비 쫓는 추노꾼이 된 대길은 장혁의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외적으로 마초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 내적으로는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발휘했다. 언년이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눈물을 흘릴 때나 동료이자 형제였던 최장군(한정수), 왕손(김지석)의 죽음을 알고 오열할 때 시청자들도 함께 울었다. 또한 깊어진 눈빛도 극에 몰입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주연 연기자들뿐 아니라 조연 연기자들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성동일, 공형진, 이한위, 안길강, 김하은, 안석환, 조미령 등은 감초역할을 하면서 극의 중심을 잡아갔다. 특히 '명품 조연'으로 영화, 드라마를 종횡무진해왔던 성동일은 광기와 카리스마를 오가는 '천지호'를 통해 연기의 폭을 다시 한 번 넓혔다. 오지호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냥 '막' 하는 연기 같지만 철저한 계산을 통해 치밀한 연기를 보여준다. 연기 잘하는 것은 이미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며 추노 인기의 공을 그에게 돌렸다.



# 한계는 없다....영상혁명



드라마 사상 최초의 블록버스터 첩보 액션을 화려한 영상으로 선보인 '아이리스' 후속으로 편성된 '추노'는 '아이리스'와는 또 다른 차원의 '영상혁명'으로 브라운관을 수놓았다. 8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통해 전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냈고, 오랜 기간의 후반 작업을 통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색감으로 표현해냈다.



# 사극의 주인공, 더 이상 왕이 아니다!



'추노'는 노비, 천민을 드라마 전면에 내세웠다. 왕이나 영웅은 역사에서는 주인공이었지만 추노는 그들에게 집중하지 않았다. 대신 노비들에게 이름을 주고, 그들의 역사를 만들었다. 대길-태하-혜원의 이야기와 살짝 빗겨나있는 업복이(공형진)의 사연과 죽음이 무게 있게 다뤄진 것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천성일 작가는 "사극은 어떤 시대를 그리는가가 아니라 어떤 시대에 쓰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백성들의 희망은 작고 부질없지만, 그것이 모여 역사를 만든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그 의도대로 시청자들은 이름 없이 사라져간 민초들의 역사를 확인했고, 이는 사극의 영역 확장에도 일조했다.





황유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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