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나 기절, 긴박했던 ‘4분’… 모두가 합심했던 감동의 현장
스포츠/레저 2013/11/26 10:47 입력 | 2013/11/26 12:14 수정

100%x200

제공=연합뉴스

[디오데오 뉴스] 의식불명 상태였던 몰리나(33·FC서울)에게 이뤄진 대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부산 아이파크와 홈 경기에서 몰리나가 기절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전반 2분 페널티 지역 안에서 부산 김응진과 공을 다투다 머리가 부딪쳐 뇌진탕 증세를 보인 것이다.



의식을 잃은 몰리나는 혀가 말리는 응급 상황이었으나, 데얀(32)은 몰리나의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했고 부산 김진규와 이정호는 기도를 막지 않기 위해 혀를 붙잡으며 응급처치를 시도했다. 몰리나의 부인 로라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를 지켜봤고, 딸은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사건 발생 후 1분이 채 흐르지 않았을 당시, 가장 먼저 도착한 관계자는 부산아이파크 의무팀이었다. 상대팀 선수의 부상이었으나 자신들의 위치가 더 가까웠다. 의무팀이 필드에 들어오기 전에도 선수들에 의한 응급조치는 이뤄지고 있었다.



이어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응급차를 부른 것은 부산의 원정 서포터들이었다. 응원도구인 확성기를 이용해 사건의 현장에서 정신이 없을 사람들을 대신했다. 이들은 그가 정신을 차리도록 응원의 마음을 담아 몰리나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모든 이들의 노력 속에 몰리나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정신을 차렸다. 그가 필드에 앉았을 때 전광판 시계는 6분을 알리고 있었다. 부축을 받고 필드 밖으로 나간 시간은 7분으로, 정신을 회복하기까지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반전이 끝난 뒤 종합병원으로 이동한 몰리나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몰리나의 소식은 외신을 통해서도 해외로 전해졌다. 아일랜드 언론은 최근 이슈 동영상에 몰리나의 경기 장면을 게재하며 “콜롬비아 전 국가대표 몰리나가 치명적인 머리 충돌로 의식을 잃었으나 빠른 판단을 한 동료 덕에 목숨을 구했다”고 전했으며 데얀과 김진규를 칭찬했다. 야후 모바일도 몰리나가 쓰러진 순간 울먹거리는 몰리나 아내 사진을 올리며 당시의 긴박했던 순간을 알렸다.



몰리나가 다시 일어서기까지 4분은 그라운드 위와 객석 위의 모든 이들의 합심해 만들어낸 긴박하고도 감동적인 4분이었음이 틀림없다. 과거 신영록 선수와 유사한 사고를 막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한몫했을 것. 모든 이들의 바람과 빠른 대응이 소중한 생명을 지켜냈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뉴스&핫이슈! 디오데오(www.diodeo.com)
Copyrightⓒ 디오데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