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민영화 논란]위험성, 재벌 배 불리기, 여론 무시, MB정권 말기에…
경제 2013/01/09 18:01 입력 | 2013/01/09 19: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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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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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긴급구조 종합훈련. 사진=연합뉴스

국토해양부가 선로 배분과 철도 운용을 결정하는 관제권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이는 곧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각계각층에서 반대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통적으로 특히 안전문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재벌 배 불리기”라고 꼬집었고, 주승용 의원도 “이득을 보는 쪽은 대기업, 외국자본이며 서민들만 희생된다”고 비판했다.



9일, 국토해양부는 관제권 이관 등의 내용을 담은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구본환 철도정책관은 “철도 운영자가 관제권을 행사하면 수익성을 고려해 무리한 통제를 할 수 있다”며 “국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관제권은 분리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철도관제는 열차배정은 물론 열차 운행 중 의사소통, 사고발생 시 통제 등 열차 운행과 관련된 전반적인 소통과 지시로 안전운행을 확보하는 철도의 핵심 업무다. 허나 이번 입법예고로 관제권이 중앙 시설공단과 현장 코레일로 이원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둘의 소속이 달라져 협의체계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관제권을 이관 받은 기관의 전문 관제 인력 수급도 문제인데, 코레일 소속 관제사들은 신분보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전환배치를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각계각층에서 반대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먼저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은 “항공관제와 달리 운용 현장과의 실시간 소통이 중요한 철도 관제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철도 안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엄태호 교수는 “철도산업의 세분화와 민영화는 비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한다”며 “철도 운행의 ‘두뇌’에 해당하는 관제권을 분리하면 심각한 안전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18대 대선 직후, ‘법 개정’이 아니라 ‘시행령 개정’을 통해 철도산업 구조를 개편하는 방식도 문제가 되고 있다.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말 필요한 일이라면 국민의 동의를 받아 추진하는 것이 옳다”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 손쉽게 민영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은 정권 말기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관제권 이관은 지난해 4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추진하기로 결정했던 사안이며, 전체 철도산업에 대한 구조 변화는 인수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를 마친 뒤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문병호 의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철도 민영화는 국가 기간산업을 재벌의 이윤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 만큼, 반드시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국토부는 재벌 배불리기의 일환인 철도 민영화 정책을 ‘시행령 개정’이라는 꼼수를 통해 관철시키려 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국토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에 이렇게 서두르는 것은 박근혜 정부 출범이전에 철도민영화 진도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진척시키겠다는 ‘말뚝박기’ 꼼수인 만큼, 이 문제에 대한 박근혜 당선자 측의 무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인 민주통합당 주승용 위원도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높은 수익성이 보장된 KTX 운영사업과 관련해 KTX의 운영권을 민간에 줄 경우 이득을 보는 쪽은 대기업, 외국자본이며 서민들만 희생된다”며 “정부가 철도민영화의 이상적인 모델로 삼는 영국철도는 올 들어 시민들이 연일 ‘요금인상 반대 시위’에 나서며 철도 재국유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국토해양부는 코레일의 철도 관제권을 환수해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정권 말기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철도 민영화의 첫 관문을 열겠다는 것이다. 이에 각계각층에서 위험성, 재벌 배 불리기, MB정권말기의 꼼수, 영국의 부작용 등을 지적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디오데오 뉴스=김동호 기자]



김동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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