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억원 들인 4대강 로봇물고기, 테스트결과 모두 불량… ‘관상용인가?’
정치 2014/07/30 16:0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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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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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데오 뉴스] 4대강 사업 일환으로 57억 원을 투입해 개발된 ‘로봇물고기’가 당시 최종 결과보고서와 달리 온통 수준미달의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감사원이 국회에 제출한 ‘로봇물고기 등 산업기술분야 R&D 관리실태’에 따르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제출한 로봇물고기 최종 결과보고서 연구목표 결과보고가 사실과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로봇물고기는 전임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4대강 수질 조사를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강릉 원주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이 산업기술연구회로부터 57억 원을 지원받아 2010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개발됐다.



산업기술연구회는 개발이 완료된 뒤 최종평가위원회를 구성했고, 이 위원회는 생산기술연구원이 제출한 최종 결과보고서를 토대로 로봇물고기에 대해 연구목표 달성도(40점), 기술적 우수성(40점), 경제적 우수성(20점) 등을 평가해 86.2점을 내리면서 이 사업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감사결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제출한 최종 결과보고서에는 유영속도 등 정량 목표 측정결과가 일부 누락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최종평가위원회는 최종 결과보고서에 누락된 지표를 애초 사업계획서에 나온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수치를 속여서 발표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제작된 로봇물고기가 사업계획서상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감사원이 직접 테스트한 결과, 모두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실과 다른 ‘엉망진창’인 로봇물고기 실태에 개발에 투입된 국민 혈세 57억 원이 무색할 정도다.



유영속도의 경우 1초에 2.5m를 헤엄쳐야 하지만 감사원 테스트에서는 23㎝밖에 나아가지 못했고, 수온·산성도·전기전도도·용존산소량·탁도 등 5종의 생태모니터링 센서를 장착할 수 있어야 하지만 탁도 측정센서는 장착돼 있지 않았다. 더욱이 “테스트 도중 센서가 장착된 로봇 작동이 중단돼 전기전도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측정이 불가능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수중 통신속도나 거리도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목표치(속도 4천800bps, 거리 500m)에 훨씬 못 미치는 200bps, 50m로 시연됐다. 감사원은 “로봇물고기끼리의 군집제어나 위치인식 등 다른 정량목표는 그동안 제작된 9대의 로봇물고기 가운데 7대가 고장난 상태여서 아예 측정이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감사원 감사 결과 생산기술연과 강릉원주대 등은 2011∼2013년 연차보고서와 최종 결과보고서를 통해 모두 88건의 특허를 냈다고 발표했지만, 이 중 64건(73%)은 로봇물고기와 관련이 없거나 다른 기관에 제출했던 특허 등으로 확인됐다.



또 생산기술연의 로봇물고기 연구책임자가 연구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수중로봇 금형 작성을 계획하고 이를 위해 허위 서류 작성을 해가며 민간업체와의 계약에 8천900만 원의 연구비를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도 적발됐다.



그런데도 산업기술연은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은 채 이 돈을 연구과제 사용실적으로 인정하고 정산, 사실상 날려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연구책임자를 포함한 생산기술연 연구원 2명에 대해 징계를 요청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감사원은 "산업기술연에서 연구과제 성과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탓에 평가결과를 신뢰하기 어렵게 됐다"며 산업기술연에 로봇물고기 연구과제 재평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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